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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장

오후에 한바탕 시달리고 나서 영력이 많이 소모된 강가을은 확실히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었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강가을은 식사 예절을 아주 잘 지키면서 한 입 한 입 천천히 씹어 먹었다. 중간에 그릇이나 젓가락이 부딪치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조용히 식사하던 이수현은 약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수현이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누군가 식사 중에 소리를 내며 그를 방해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식사 자리에서도 그는 밥만 먹을 뿐 업무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업무 얘기는 업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식사는 그렇게 조용하고 평화롭게 끝났다. 강가을은 식사를 마친 후 이수현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나서야 집사가 직접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강씨 저택으로 돌아왔다. 집사는 강씨 저택에서 돌아와 거실에 앉아 뉴스를 보는 이수현을 보고 고민하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도련님 왜 직접 가을 아가씨를 집에 데려다주지 않으셨어요?” 두 저택이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식사 후에 산책하면서 같이 데려다줬다면 길가의 로맨틱하게 장식된 조명을 보면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수현은 집사의 말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강가을이 집사님한테 뭐라고 했어요?” 순간 집사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요. 가을 아가씨야 워낙 조용하시고 착하시죠. 제가 모셔다드렸을 때 고맙다는 인사만 하셨어요.” 이수현은 강가을에 대한 집사의 평가를 듣고 귀 끝이 살짝 움직였다. 그는 검은 눈동자에 미소를 머금고 집사를 바라보았지만 소리 내 웃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그가 말했다. “집사님이 아마 잘못 본 것 같네요.” 강가을은 얌전한 사람이 아니었고 다만 겉모습만 얌전할 뿐이었다. 이수현은 강가을이 사악한 물건들과 대치할 때의 예리하고 진지한 모습을 떠올리며 집사의 평가를 웃긴다고 생각했다. 이수현은 더 이상 이 주제로 얘기를 이어가지 않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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