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네가 아무리 매달려도 소용없어.”
유동민은 그 말에 유도경이 현실을 마주하고 이성을 되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도경은 재미난 농담을 들은 사람처럼 오히려 소리 내 웃더니 되물었다.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요?”
천천히 입을 연 유도경이 복잡한 감정을 담은 눈으로 물었다.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알아요? 난 그 누구보다 유하연을 잘 알아요. 유하연 본인보다 더 잘 안다고요.”
“너!”
유동민은 유도경이 이렇게 고집이 셀 줄은 몰랐다. 화가 난 유동민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유도경의 뺨을 내리쳤다.
하지만 유도경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
“아버지, 이번 일에서 이제 손 떼세요. 전 꼭 유하연을 데리고 돌아올 겁니다.”
말을 마친 유도경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부하를 시켜 유하연이 머물렀던 섬에 가게 했다.
유하연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유동민이라고 해도 유하연의 흔적을 완전히 없애는 건 무리였다.
하루밤 쉬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어제처럼 힘겨워 보이지는 않았다.
약을 먹은 후 세 사람은 섬을 떠날 준비를 했다.
배에는 강아람이 안배한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배는 계획대로 원래 길을 따라 운항했다.
배가 너무 큰 건 아니지만 유하연은 갑판에 올라갈 힘조차 없어서 방에 웅크린 채 고통을 겨우 참고 있었다.
뱃멀미에 복통까지 겹치니 유하연은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
어제 양정운의 말을 듣고 섬에서 하루 휴식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유하연이 너무 힘들어하자 양정운은 구급상자를 갖고 유하연의 방으로 와서 더욱 정밀하게 검사를 해주었다.
검사를 마친 양정운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걱정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제 몸은 어떤가요.”
유하연이 가볍게 물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바로 얘기해 주세요. 숨길필요 없어요.”
“알겠습니다.”
양정운은 물건을 정리하면서 얘기했다.
“하연 씨의 아기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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