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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사실을 알게 되니 유하연은 더 묻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뒤쪽을 바라보았다. 꽉 막혀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강아람이 뒤에서 따라오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안심되어서 걱정되지 않았다. 유하연이 강아람에게 연락했을 때, 강아함은 유하연에게 위치추적기를 보내주었다. 유하연은 그 위치추적기를 속옷 안쪽에 대고 있었다. 그러니 이 두 남자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하연이 유씨 저택을 떠나는 순간부터 강아함은 유하연의 뒤를 밟고 있었다. 하지만 두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거리를 두고 따라오고 있었다. 유안 그룹. 해외로 나갈 준비를 마쳤으니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유도경은 자꾸만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미간을 찌푸린 유도경은 마지막 서류에 사인을 하고 바로 외투를 걸치고 유씨 저택으로 갔다. 하지만 유도경이 나가려고 하는 순간 유동민이 찾아왔다. “중요한 회의가 있어. 네가 참석해라.” 유동민은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머리 아프다는 듯 얘기했다. 그리고 비서를 통해 관련 문서를 유도경에게 건네주었다. “얼마나 여우 같은 놈들인지. 교활해. 나 대신 네가 가야겠다. 너무 봐줄 필요는 없고 그냥 거래를 성사시키면 돼.” 손에 들린 서류를 보면서 유도경이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유동민이 유도경을 보면서 차갑게 물었다. “뭐 하러 가는데.” 유도경은 입술을 말고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유하연 때문이지?” 거기까지 말한 유동민은 차갑게 웃으면서 유도경을 노려보았다. 유도경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긴 회사야. 사업이 우선이란 말이다.” 유동민이 먼저 얘기했다. “지금 돌아갈 필요 없어. 네 엄마는 오늘 채린이랑 함께 병원에 갔어. 아마 채린이 검사 때문에 온종일 바쁠 거야. 유하연을 괴롭힐 사람은 아무도 없어. 방에 가만히 잘 있을 거야.” 유동민의 말에 유도경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더 대치해 봤자 좋은 일은 없다. 유도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비서와 함께 회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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