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유하연은 창가에 서서 아래층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아래에 있던 유도경이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다.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곧장 그녀를 향해 꽂히자 유하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쾅!
그러다 뒤에 있던 의자를 부딪쳐 넘어뜨렸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제발 유도경이 자신을 보지 못했기를 간절히 바랐다.
심씨 가문의 방문으로 인해 집안사람들은 모두 연회장에 모여 있었고 그녀의 방은 조용하기만 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강아람에게 연락해 위조 신분증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강아람의 목소리는 자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연아, 미안해.”
그녀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이미 사람까지 구해놓고 연락도 다 해뒀는데... 하필 할아버지한테 걸려버렸어. 할아버지가 내가 하던 일을 다 막아두고 나도 집에서 못 나가게 해.”
유하연은 깜짝 놀라며 다급히 물었다.
“넌 괜찮아? 맞지는 않았지?”
강아람의 할아버지는 군 출신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했다.
그가 손을 들면 진짜로 매를 맞는 경우가 많았고 강아람 역시 과거에 몇 번이나 맞은 경험이 있었다.
“괜찮아. 그냥 유씨 가문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하셨어.”
강아람은 머리를 감싸 쥐며 절망적인 비명을 질렀다.
“아악! 나 이제 꼼짝도 못 해. 할아버지가 날 감시하고 있어.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
그녀의 할아버지가 개입했다면 강아람의 도움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유하연은 크게 실망했지만 강아람의 반응에 오히려 그녀를 위로했다.
“괜찮아. 집에 얌전히 있어. 할아버지께서도 화가 풀리시면 다시 내보내 주실 거야.”
“그럼 넌 어쩌려고? 다른 방법 있어?”
강아람은 한숨을 내쉬며 걱정스레 물었다.
사실 그녀로서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다시 습관대로 창가로 다가갔다.
‘정말 하늘도 나를 버린 걸까?’
그녀는 붉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손에 닿을 듯 말 듯 한 데 더 이상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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