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심윤재는 더 남아있다가는 참지 못하고 폭발할 것 같았다. 유하연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심윤재는 맨날 술로 상처를 달랬고 이는 유채린에게 옆자리를 꿰찰 기회가 되었다. 결국 심윤재는 핍박에 못 이겨 유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그래서 유하연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했더라면 모든 게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죄책감에 사로잡힌 심윤재는 복도로 나와 주먹으로 힘껏 벽을 내리쳤다.
병실 안.
유도경이 이상할 정도로 덤덤한 눈빛으로 유하연을 바라봤고 유하연은 유도경이 그럴수록 점점 더 불안해졌다. 유도경은 지금 유하연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아람이 몰래 가방에 넣어준 약을 꺼낸 유하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약 가지러 왔고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유도경이 왔다는 건 수술할 가망이 없다는 의미였다.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 가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았지만 유하연은 조금도 티 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강아람이 옆에서 맞장구를 치며 예전에 만든 가짜 결과지를 꺼내 들었다.
“오늘 병원에 약 타러 오는 날인 거 몰랐어요? 가족이 이렇게 무심해도 되나 모르겠네. 입원은 둘째치고 약이라도 제때 먹어야 나을 거 아니에요. 몸조리가 무슨 아이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유하연은 유도경을 생각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유도경이 흠잡을 데 없는 표정으로 강아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강아람이 난감한 표정으로 코끝을 쓸어내리더니 유하연을 힐끔 쳐다봤다. 유하연도 유도경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기에 그저 강아람을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에헴. 약도 가졌으니 난 이만 일 하러 가봐야겠다.”
유하연의 지령을 받은 강아람이 물건을 안고 자리를 떠났다. 유도경이 이렇게 일찍 도착할 줄은 몰랐고 심윤재까지 갑자기 들이닥치자 수술은 다시 물 건너가고 말았다.
강아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가 아픈 건 유하연도 마찬가지였다. 희망이 가까워졌는데 산산이 조각나 버렸으니 마음이 말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더 죽겠는 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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