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이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에 유하연은 멍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며 심윤재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이미 늦었다. 원래도 어둡던 유도경의 눈빛이 유하연에게로 향한 순간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유하연, 이리 와.”
몇 마디 안 되는 말이었지만 천근, 만근이 되어 유하연의 심장을 내리쳤다.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린 유하연은 머리가 쭈뼛 서는 것 같아 얼른 심윤재를 밀어내고는 유도경에게로 향했다.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자 유도경이 손을 내밀어 유하연을 힘껏 당겼고 남자의 품에 쓰러지듯 안긴 유하연은 눈앞이 윙하고 코가 부러질 듯 아파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도경이 당장이라도 불이 활활 타오를 것 같은 까만 눈동자로 유하연을 내려다봤다.
“죽고 싶으면 그냥 말해.”
유도경이 유하연의 턱을 꼬집으며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칼날처럼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엄마를 속이고 여기까지 온 이유가 고작 남자랑 밀회하기 위해서라고?”
‘밀회’라는 단어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 느낀 유하연이 유도경을 올려다봤다가 소유욕에 뒤틀린 눈동자를 보고는 등에 식은땀이 올라왔다.
“나... 나는...”
유하연은 어떻게든 설명하고 싶었지만 자세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턱이 부서질 것처럼 아파 더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유하연의 반항에 화가 잔뜩 치밀어오른 유도경은 고통스러워하는 유하연을 보고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유하연의 어깨로 시선을 돌린 유도경의 눈동자가 무서울 정도로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유도경이 힘 조절에 실패하자 유하연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고 어여쁜 눈동자는 고통으로 인해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유도경.”
심윤재가 더는 참지 못하고 호통치더니 유도경의 손을 쳐내며 캐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유도경이 눈꺼풀을 들어 심윤재를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씨 가문 일인데 심씨 가문 도련님은 좀 빠지시지.”
“나 하연이랑 친구야. 내 앞에서 하연이 괴롭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냥 넘어가?”
심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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