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과거 허유정이 모든 걸 때려치우고 귀향한 이유도 근거 없는 소문과 비난 때문이었다.
허유정은 룸을 나오자마자 김정호를 끌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갔다.
“정호 씨, 날 위하는 마음은 알겠어요. 내가 무시당할까 봐 배려해 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 하지만 난 그런 말들 전혀 신경 안 써요. 정호 씨랑 같이 이 자리에 나오기로 했을 때부터 각오한 일이에요.”
“우린 남들에게 피해준 것도 없고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굳이 허세를 떨며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민지훈 실장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그건 배달 때문에 우연히 마주친 거예요. 잔금을 입금 받은 뒤로는 다시 연락한 적도 없고요.”
“정호 씨 정말 민 실장이랑 친해요?”
김정호는 손으로 그녀의 코끝을 건드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유정 씨는 나에 대해 모르잖아요. 내가 민 실장이랑 친구가 아니라는 증거 있어요? 유정 씨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많지만 그런 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아요.”
“거짓말이 들통나면 더 거센 비난과 욕설이 들려올 텐데 그런 일을 내가 왜 해요?”
허유정이 물었다.
“둘이 정말 친구라면 지난번에 배달 갔을 때 왜 같이 안 들어갔어요?”
“거기 안 들어간다고 우리가 친구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난 사람들에게 유정 씨가 낙하산으로 거래를 따냈다는 말을 듣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녀가 낙하산인 건 사실이었다.
그의 지시가 없었더라면 민지훈이 먼저 허유정에게 연락할 일도 없었다.
“가요. 돌아가서 기분 좋게 밥 먹고 집으로 돌아가요. 앞으로 이런 모임은 안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임효진 씨 제외하고 좋은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
몇몇 허유정에게 호의를 보이는 여자들이 있기는 해도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표의 자리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찰했기에 김정호의 사람 보는 눈은 정확했다.
허유정도 이런 모임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는 괜히 왔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앞으로 이런 모임은 나도 안 올 생각이에요.”
김정호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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