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명절 때면 한미숙은 장녀의 시댁에 적지 않은 선물을 보냈지만 돌아온 거라고는 마트에 가면 흔한 참치 통조림 세트나 샴푸 세트가 전부였다.
사실 선물을 바란 건 아니지만 김정호의 가족들과 비교를 해보면 괘씸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미자 여사는 오늘 오전에 어제 급히 오느라 선물을 깜빡했다면서 한우 세트와 비싼 해산물, 생활용품들을 한 트럭 가져왔다.
너무 많아서 한미숙 여사가 화들짝 놀라 허유정에게 전화해서 빨리 집에 오라고 전화할 정도였다.
“언니, 내 말 들어. 곧 여름휴가잖아. 원준이 데리고 친정에 와서 며칠 쉬고 있어. 어쨌든 그쪽의 요구는 절대 들어주면 안 돼. 이번에 들어주면 다음이 있을 거고 결국 그러다가 언니 재산만 다 털리게 될 거야.”
김정호의 가족들이 그들에게 보여준 성의를 보면 그들은 절대 탐욕에 눈이 먼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김정호는 두 아이까지 입양하면서 공사장에서 일해서 본 돈을 저축까지 했으니 아마 시댁 부모님들도 괜찮은 사람들일 거라고 판단되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이 일은 일단 엄마한테는 아무 얘기하지 마. 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볼 거야.”
허유나는 그래도 남편이라고 친정 식구들 앞에서 남편의 체면은 살려주고 싶었다.
허유정은 알겠다고 대답하면서도 형부가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언니가 강하게 나올수록 그들 가족들은 똘똘 뭉쳐서 언니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다.
결혼 후에 수차례 건물 명의를 공동명의로 전환하자고 요구한 것만 봐도 형부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지 탐욕이 없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인간도 사위라고… 엄마아빠 아시면 크게 실망하실 텐데.’
“엄마!”
이때 아이들을 데리러 간 김정호가 돌아왔다.
작은 책가방을 등에 멘 진서월과 진서윤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허유정은 서둘러 전화를 끊은 뒤에 차에 서 내려 아이들을 향해 팔을 활짝 벌렸다.
“엄마!”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진서월을 품에 안고 딸의 하얀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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