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목구빈은 나를 끌어당겼다. “우리 자리 바꾸자.” 그는 육하준하고 진교은한테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식당을 떠나버렸다. 참다못해 고개를 돌려보니 육하준하고 진교은은 꼴사납게도 식당 지배인과 논쟁하는 중이었다. 이 식당에서 자리와 식사를 예약하며 낭만적인 식사를 하려 했었는데 식당에서 그들을 내쫓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식당이 벌써 문을 닫는다고? 나는 목구빈의 뒤를 따랐고 그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식당을 데리고 나가 모퉁이를 돌더니 뜻밖에도 우리는 이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나는 어리둥절했다. 이층에 도착하자 말쑥하게 차려입은 직원분이 우리를 맞이하며 아담하고 따뜻한 테라스로 안내했다. 고개를 숙였더니 반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육하준하고 진교은이 식식거리며 떠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목구빈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진작에 이층 식당의 지배인하고 담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또 직원분은 격식 있게 요리들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식당 지배인이 자리를 떠나고 나자 식탁에는 방금 주문한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목구빈은 내가 의아해하는 걸 보고 안경을 밀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먹어. 방금은 분위기가 그래서 입맛이 떨어졌을 거야. 내 실수였어.”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오빠가 쫓아낸 거야?” 목구빈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여기 식당에서도 저 사람들을 반기지 않아.”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비록 기억을 잃긴 했어도 전에 여기 흐랑스 음식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었다. 프랑스 정통 음식이라 H시에서 유일한 미슐랭 3성급 식당이었다. 게다가 오래된 역사로 인해 H시의 유명 인사들은 중요한 손님들과 여기서 약속을 잡곤 했었다. 평소에 예약하기도 어려운 이 식당이 육하준하고 진교은을 내쫓을 만한 권력이 있는 건가? “어... 어떻게 한 거야?” 목구빈은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며 옷깃을 여미더니 태연하게 답했다. “우리 그룹에서 투자를 했었거든.”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오빠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