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듯한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나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목구빈이다! 육하준은 그가 다가오는 걸 보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목구빈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목구빈을 노려보고 있었다. “목구빈 대표님, 대표님이 제 아내 검사를 마련해 주신 건가요?” 목구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요?” 윧하준은 싸늘하게 비꼬고 있었다. “대표님은 마음씨도 참 착하세요.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네요.” 목구빈은 담담하게 응답했다.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그는 병실로 들어왔다. “서류 마무리했으니까 이만 돌아가자.” 나는 서둘러 물건을 챙기고 그를 따라나서려 했다. 그런데 육하준이 재차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그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기세를 내보이며 차갑게 말을 건넸다. “대표님, 여기까지만 하죠. 유상미는 제 아내예요. 저는 유상미 남편이고요. 지금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요.” 그는 목구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이 자꾸 선을 넘으시면 저도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어요.” 신고?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도소희는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중이었다. “육하준! 대단해! 경찰 아저씨까지 부르려고? 뭐 하자는 거야? 강제로 상미를 데려가게? 설마 집에 데려가서 폭행이나 저지르는 건 아니지?” 그녀는 내 보고서를 들어 보였다. “상미가 다친 부상만으로도 널 폭행죄로 고소할 수 있어.” 폭행이라는 말을 듣고 나자 육하준은 이성이 돌아온 듯했다. 그러나 그는 도소희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 그저 묵묵히 나를 바라보다 이내 목구빈한테 시선을 돌렸다.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또 그의 마음을 추측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짐을 챙겨 목구빈한테 말을 건넸다. “구빈 오빠, 우리 가자.” 목구빈은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육하준 대표님, 경찰에 신고할 것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요.” 육하준은 딱딱한 어조로 답했다. “그럼 상미를 집으로 보내세요.” 목구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