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하세현은 등나무 의자에 기대어 주전자 하나를 들어 한 모금 홀짝이며 물었다.
“네가 왜 졌는지 아니?”
하지성은 멍해있다 곧 얼굴에 온통 원망과 독이 가득했다.
“김동성이 등 뒤에서 칼을 꽂았잖아요! 비열하고 파렴치하게!”
“다른 사람들이 모두 김동성 집안을 비열하고 파렴치하다고 욕하는 건 자격이 있지만, 너랑 나는 그럴 자격 없어. 비열하고 파렴치하다고 말하자면, 역시 너랑 내가 먼저지!”
“더군다나 사업은 전쟁터와 같아. 졌다면 그만큼 기량이 남보다 못하다는 뜻이지. 자신의 문제를 잘 살펴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이 비열하고 파렴치하다고 탓하는 지금 네 행동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행동인 거야.”
하세현은 하지성을 앉혔고, 그의 말투와 표정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네가 진 이유는, 시야가 짧고, 일시적인 득실을 너무 따지고, 위기에 처했을 때 스스로 전열을 흐트러뜨리고, 게다가 안하무인에 너무 독선적이야.”
하세현은 하지성을 깊이 바라보며 다소 실망한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음의 깊이는 괜찮지만, 그 성질이 너의 가장 큰 단점이구나.”
하지성이 화를 냈다.
“그럼 그때 왜 저한테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내가 왜 너한테 알려줘야 하지?”
하세현의 반문에 하지성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넌 내 아들이야.”
하세현의 얼굴에 자부심이 드러났다.
“이 1,800억은 내가 너에게 교훈을 샀다고 치면 된다, 네가 성장할 수 있다면 이 수업료는 가치 있는 거야.”
“하지만 아빠께서 주인 자리를......”
하세현은 하지성의 말을 끊었다.
“그 자리는 겉모습일 뿐이야. 다른 사람이 인정한다면 네가 바로 집주인이지만, 다른 사람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본인 얼굴에 집주인 두 글자를 가득 쓰여 있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김동성이라는는 사람은 건드리기 어려워. 그는 누구보다 깊이 숨는 사람이야, 나도 그와 23년 동안 싸웠으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하세현은 찻 주전자를 내려놓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이것은 단지 하나의 자세일 뿐이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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