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알, 알겠어요...... 당장 갈게요......” 정모검은 아빠의 극한 분노를 느끼고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곧바로 그는 김나희에게 사과하러 출발했다. 막 이진기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김나희는 기분 좋게 이진기와 저녁에 영화를 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눈에 보였다. 정모검! 그가 호텔 방 입구에 서 있다. 모습을 보니 여기서 기다린 거 같았다. “뭐 하러 왔죠?” 김나희의 차가운 말투에 정모검은 은근히 기분이 나빴지만 겉으로는 비위를 맞추기 위한 웃음을 지었다. “김나희 씨...... 저, 저 오늘 사과드리러 찾아왔습니다.” “어젯반 집에 돌아가 생각해보니까 제가 정말 무례했던 것 같았습니다. 너무 건방지고 소란을 피웠다는 생각에 오늘 사과드리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넓은 아량을 베푸셔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모검은 자신의 자세를 낮추려고 애썼고 비굴한 말들을 뱉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독한 저주를 퍼부었다. 그는 평생 동안 이런 굴욕을 당해 본 적이 없다. 이 순간 오늘 있었던 모든 일들을 꼭 기억했다가 반드시 복수해 줄 것이다! 김나희는 차갑게 정모검을 쳐다보았고, 당연히 이런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러 왔을 리 없다는 걸 알았다. 당연히 이진기의 방법이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과하러 온 것이다. 김나희는 차갑게 웃고서 고개를 돌려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이런 대외적인 일에 대해 김나희는 대부분 나서지 않기에 결정권을 이진기에서 넘겨주었다. 이진기는 웃으며 방문을 연 뒤 김나희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김나희와 이진기는 정모검의 사과에 대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용서한다는 말도, 안 한다는 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문 앞에 세워두었다! 정모검은 멍해져서 반쯤 닫힌 방문을 보더니 결국 이를 악물고 따라 들어갔다. 방안에 들어가서 거실 가운데 서있었는데, 정모검은 놀랍게도 이진기가 상석 자리에 앉았고 무려 김나희가 사과를 깎아 이진기에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