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8화

소로스 본인이 인정하지 않아도, 이진기는 이미 소로스 일생 최대의 적이 되어 있었다.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일종의 고독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건 허세가 아니다. 이는 진정으로 어떤 분야에서 정점에 달한 후, 동등한 경쟁자의 출현을 기대하고 만족하는 감정이다. 그래서 지금 소로스의 감정은 매우 복잡했다. 소로스 자신도 이진기의 시장 방어 결정에 대해 기뻐해야 할지, 실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기쁘다고 한다면, 소로스는 이진기와 X시 주식시장에서 치열한 결전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는 것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가져가고, 패자는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망한다고 한다면, 그건 이진기가 X시 주식을 포기하기로 결정해서 실망한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쇄 반응은 소로스가 몇 달 동안 힘들게 구축한 모든 것을 뒤엎을 거니까. 또한, M국 주식시장이나 H국의 금융 시장에서 이진기는 고립된 섬이 될 것이고, 더 이상 어떤 구원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쓸데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이진기가 시장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진희의 자금이 X시 주식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이진기가 선정한 HS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즉 X시 주식 시가 총액이 가장 큰 10개 상장 회사의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상승세는 매우 격렬했다. X시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10개 상장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기 때문에, 이 10개 상장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자마자 X시 주식시장은 즉시 하락세를 멈추었다. “X시 주식 HS 지수가 8010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오늘 개장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것입니다.” 분석가의 보고를 들으면서, 소로스는 매서운 눈빛으로 시장을 주시하며 말했다. “이진기는 지금 최대의 폭발력을 이용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 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반등 신호를 보게 하려는 거야. 우리는 이진기가 절대 성공하지 못하게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