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6화

그리고 H 국 선물 시장에서, 곽안 그룹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1조8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즉시 그 금액이 시장에 들어왔다. 이 1조8천억 원의 공매도 주문이 국내 선물 시장에 들어오자, 소로스는 머리가 쭈뼛해졌다. 소로스가 더욱 당황하게 한 것은 단순히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막대한 공매도 주문이 H 국 내 곡물 선물 시장의 여러 하위 카테고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콩과 밀 등 제품군에서 대규모 공매도 주문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이 주문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그렇게 크지 않다. 가장 큰 금액도 억 단위였을 뿐인데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따라, 소로스는 즉시 팀에게 이 분산된 공매도 주문의 출처를 분석하게 했지만, 분석 결과를 본 소로스는 이내 욕을 터뜨렸다. 이 공매도 주문들의 출처는 십중팔구 H 국 내 자금이었다. 그리고 공매도의 원천은 정말로 다양했다. 몇몇 본래 곡물 기업들이 1조8천억 원 정도를 공매도 하는 것은 이해할 만했다. 그들은 선견지명과 전략적 안목이 있어,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면 단기적인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결국 곡물 가격의 결정권을 서방에 빼앗기게 되어 결국 망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공매도는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철물 사업을 하는 연간 수익이 36억 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가 여기저기 돈을 긁어모아 7억2천만 원을 공매도에 쏟아붓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이 H 국 사람들, 파산이 두렵지 않은 거야?” 소로스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드문드문한 머리카락이 더 반짝거릴 정도로 분노와 놀라움에 찬 얼굴로 말했다. “몇억 원의 매도 주문, 작은 파도에도 뒤집힐 수 있는 것들이 감히 나서다니!?” 옆에 있던 로저스의 표정도 어두웠다. 로저스가 말했다. “문제는 그런 주문이 너무 많아. 하나가 몇억 원이라도, 10개, 100개면 백억 단위가 되지. 우리에게는 매우 불리한 싸움이야.” 말을 마친 로저스는 입을 씰룩이며 소로스에게 말했다. “우리가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