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7화

“알겠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처리해야 합니다.” 정호관이 동의하자 이진기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호관 청장님, 감사합니다. 진희 회사가 X시 경찰에 경찰 장비를 기부할 겁니다. 호관 청장님께서 만족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정호관은 크게 웃었다. 젊은 나이에 이진기가 어떻게 그런 위치와 재산을 가질 수 있었는지, 다 이유가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고, 사람을 사귀는 방법도 알고, 사람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알았다. 이런 젊은이를 누가 좋아하지 않겠는가. “정말 고맙습니다, 진기 사장님. 그리고 규칙에 따라, 김나희 씨의 진술을 받아야 합니다만, 김나희 씨 상황을 고려해서 며칠 후에 경찰이 집으로 가서 진술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호의는 정호관이 아주 후하게 베푼 것이다. “호관 청장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몇 마디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정호관을 배웅한 이진기는 곽안우의 민망한 표정을 보며 말했다. “왜 그런 X 씹은 표정을 짓고 있어?” 이진기가 말했다. 그러자 곽안우가 어색하게 대답했다. “X시에서 이런 일이 나서...” 곽안우의 시선이 구동필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곽안우의 표정은 순식간에 흉포해졌다. “이 녀석이 이런 인질극을 한 거지?” “됐어.” 곽안우가 앞으로 나서려는 걸 막으면서, 이진기가 말했다. “그저 이용당한 졸개에 불과해. 그리고 내가 구동필을 내 곁에 두는 이유가 있어. 이 일은 허웅 그들이 벌인 거니까.” 곽안우는 눈을 크게 뜨고 욕을 내뱉었다. “이런 개XX들이 저지른 일일 줄 알았어, 정말 뻔뻔하네. 이런 더러운 수법까지 쓰다니, XX, 길에서 그놈들을 만나면 내가 그놈들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곽안우의 분노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곽안우는 언제나 X시가 자신의 무대라고 자랑해 왔다. 그러나 바로 곽안우의 무대에서 김나희가 대신 이진기를 대표해 나타났을 때 사건이 터졌다. 이에 따라 곽안우는 이진기 앞에서 얼굴을 들기 어려워졌다. 다행히 김나희에게는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