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3화
솔직히 말해서, 가능하다면 이진기는 정치가문과는 거래하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곧 임기가 끝나는 이번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가 오면, 강력한 인물이 등장하자마자 처음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소위 정치 가문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인물들은 눈에 티끌 하나 용납하지 않는다. 게다가 조씨 가문의 특별한 출신 배경은 더욱더 그러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건 내 개인 명함이야. 위의 번호로 언제든지 나에게 연락할 수 있어.”
옥건승이 명함을 하나 건네며 말했다.
“그러나 일이 바빠서 긴급 회의가 생기면 보통 세네 시간은 외부와 연락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그럴 때는 정해인 주임을 찾아. 해인 주임은 내 오랜 부하이며 대소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야.”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이진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이진기의 머릿속에는 오수영 부국장의 웃는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이 모든 생각을 접어두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건승 차관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쨌든 재정부 2인자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명함이라면 어디를 가든 값어치가 있었다. 이진기는 잠시 더 앉아 있다가 일어나 인사를 했다.
몇 시간 후 경제 포럼이 시작된다. 이진기는 주최자로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았다. 게다가 옥건승도 바쁜 사람이었고 멀리서 왔으니 옥건승에게도 휴식 시간을 조금은 남겨주어야 했다.
옥건승이 방을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진기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이진기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세요, 제가 보낸 선물 받으셨나요?”
전화 너머로 조수연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진기가 말했다.
[받았습니다, 정말 예쁘네요.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연은 살짝 흥분하며 말했다.
“당연히 마음에 들어야죠, 그건 제 성년식 때 제 할아버지께서 선물해 주신 거거든요.”
이진기는 그 말을 듣고 놀랐다.
[그렇게 귀중한 물건을 제게 주시다니, 정말 괜찮은 건가요?]
조수연은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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