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3화
이진기는 자신이 우연히 구해준 아이의 아버지가 현실에서 드문 세습 귀족이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귀족의 칭호는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진 부호들보다 훨씬 값진 것이다.
이철기가 Y 국의 최하급, 세습할 수 없는 작위 하나 얻는 데 몇십 년을 바쁘게 보냈는가를 생각해 보라.
더군다나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 만하린은 F 국 출신 자작이라는 점이다.
공화제인 F 국의 왕실은 백여 년 전에 이미 망했기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세습 귀족은 판다보다 더 드물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이진기의 다음 목적지는 바로 F 국이다. 따라서 어쩌면 이번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명함을 소중히 보관한 이진기는 주변의 무감각하고 냉담한 밀항자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어둠 속으로 달려갔다.
지금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진기는 이미 E국 국경 안에 도착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또한 지금 당장 이소영에게 연락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이진기는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먼저 파악해야 했다.
잠시 뒤, 길에 나선지 거의 한 시간 만에 이진기는 인적을 발견했다. 이곳은 아직 개발이 덜 된 바닷가의 작은 마을이었지만, 이진기에게는 충분했다. 이윽고 주소를 알아낸 이진기는 이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E 국에 도착한 거예요?]
전화 저편의 이소영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주소 보냈으니까 빨리 와줘요. 안 오면 정말 유랑자 신세예요.”
40 분 후, 차량 행렬이 이 작고 쓸쓸한 어촌 마을에 들어섰다.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차량 행렬에 모두 깜짝 놀랐다.
이윽고 차에서 내린 이소영은 머리가 헝클어지고 더러워진 채 길가에 앉아 있는 이진기를 보고는 배꼽을 잡고 깔깔 웃었다.
“잠깐, 이진기 씨 지금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기념으로 남기고 싶네요. 분명 값이 꽤 나가는 사진이 될 거예요. 하하하.”
그러자 이진기는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나더니 이소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빨리 갑시다, 사실 나도 아까 생각해 봤는데 이번 여정을 소설로 써서 시나리오로 각색하고 영화로 찍으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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