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2화

이들의 수준에서 몇억 H 국 화폐는 장난과 같은 금액이다. 그렇기에 혼다 유타의 목표는 이진기가 금을 가져가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안 됩니다. 이건 위약금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RB 국 사람들은 계약 정신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약속한 시각이 있으면 그 시간에만 가능하죠. 한 시간 이르게도 안 됩니다.” 혼다 유타가 당당히 말하는 것을 보며, 이진기는 부드러운 의자에 기대어 손깍지를 끼었다. 그러고는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다시 말해, RB 국 Y 은행은 채무를 불이행하겠다는 뜻인가요?” 이 말이 나오자 회의실 내의 분위기가 급격히 팽팽해졌다. 혼다 유타는 이진기를 죽일 듯이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있던 공손한 가식적인 미소도 서서히 사라졌다. 그러나 이진기는 혼다 유타의 표정 변화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진기는 혼다 유타가 RB 국 Y 은행이 자신을 막기 위해 보낸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혼다 유타가 아니라도 누구든 될 수 있었다. “이진기 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가식적인 가면을 벗은 혼다 유타는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당신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으며 말했다. “이진기 씨가 제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고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접 Y 은행을 고소하여 법원이 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하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고소? 이 일은 애초에 RB 국 Y 은행이 혼다 유타에게 시킨 일인데 고소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리고 고소? 외국인이 RB 국의 법원에서 RB 국 Y 은행을 고소한다니, 이건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 아닌가.’ RB 국의 판사가 이진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은 무한정 지연될 것이다. 그러면 그사이에 Y 은행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이진기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RB 국에서 금을 가져가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상은 했지만, 일이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솔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