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7화
“본인이 직접 할래요, 아니면 제가 해줄까요?”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욕설을 내뱉던 정현진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는 놀란 눈으로 이진기를 올려다보았다.
“왜 저를 보세요? 정현진 씨 같은 애송이가 저지른 큰일을 제가 감당할 수 있겠어요? 아니면 황태준의 뒤를 봐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진기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은 제가 한 것이고, 태준 어르신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정현진은 큰 소리로 말했다.
“정말 충성스럽고 의로운 손자네요.”
이진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정현진 앞에 쪼그려 앉아 정현진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당신이 한 일이 얼마나 악질적이고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바보가 아니라면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정현진 씨가 생각하기에, 제가 굳이 그쪽을 붙잡아서 화풀이하려는 걸로 보여요? 그렇다면 잡생각이 너무 많네요. 정현진 씨가 죽든 말든, 저랑은 전혀 상관이 없어요. 왜냐하면 정현진 씨는 나에게도, 황태준에게도, 그저 바둑판 위의 한 개의 말일 뿐이거든요.
그리고 이 사실을 황태준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이런 일을 벌인 사람이 당신이든 아니든 책임은 모두 정현진 씨가 져야 할 겁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건 오직 정현진 씨뿐이에요. 이것이 바로 소인배의 비참함이기도 하죠.”
이진기는 정현진의 눈동자가 분노에서 충격, 그리고 믿을 수 없으므로 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본인이 몰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와 황태준은 바둑판의 양쪽에서 정현진 씨의 연극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이제 공연이 끝날 때가 되었으니 이만 내려가 봐야겠죠?”
정현진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럴 리 없어요, 불가능해요. 이진기 씨는 지금 절 속이고 있는 겁니다.”
이진기는 고개를 들어 곽안우에게 말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네. 증거와 함께 정현진을 황태준에게 넘겨, 본인 스스로 황태준에게 해명하도록 해.”
정현진은 곽안우의 점점 미쳐가는 듯한 웃음을 보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났다.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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