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5화

항상 겸손하고 예의 바른 신사 이미지를 유지해 온 정현진의 표정이 음침하고 약간 사나워 보였다. 이경한의 말이 그의 아픈 곳을 찔렀기 때문이다. 정현진이 아픈 곳이 무엇인지 얘기하려면 밤낮없이 이야기해도 모자랄 것이다. 황태준은 평생 결혼하지 않기에 후손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수십 년 동안 전국 각지의 고아들을 입양해 왔다. 그리고 이 일을 매우 조용히 진행해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황태준이 고아들을 입양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아 출신인 정현진은 황태준이 이 일을 하는 또 다른 목적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황태준이 만족할 만한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었다. 황태준의 방법은 비범했다. 그는 입양한 고아들을 자신이 원하는 후계자로 육성하기 위해 직접 기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일정 시간마다, 황태준은 자신의 입양한 고아들에게 일종의 시험을 주었다. 생존자와 탈락자를 가리는 원칙에 따라, 실패한 아이들은 원래 곳으로 돌아가고, 성공한 아이들만이 남았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황태준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키워냈다. 정현진은 황태준이 이진기를 만난 후, 전문적으로 육성한 인재이다. 또한 정현진도 자신이 이런 기회를 얻은 것은 황태준이 이진기와 비슷한 젊은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정현진은 자연스럽게 이진기를 자신의 천적으로 여겼다. 이진기를 이겨 황태준이 키운 가장 성공적인 후계자임을 증명하려 했다. “이진기 씨가 뭐가 그렇게 대단해?” 정현진은 사나운 표정으로 혼잣말을 했다. “언젠가는 모두 앞에서 이진기를 짓밟을 거야.” 진해 거래 센터. 새벽녘이 밝았고, 몇몇 아침 식당들은 영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밤새 싸운 거래 센터 안의 사람들은 여전히 흥분된 모습이었다. 이진기도 다소 지친 듯했다. 이진기는 책임을 짊어진 사람으로서, 견뎌내야 하는 정신적 압박은 다른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