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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장

명왕산장은 운해 동쪽의 백운산에 위치해 있다. 황명은 산 전체를 사버렸다. 산과 물이 있는 지세가 웅장하고 기이하여 용과 호랑이가 에워싸고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산장은 산 중턱에 지어져 있었고 가는 길엔 산을 감도는 도로가 나 있다. 이천후 일행들이 탄 승 합차는 바로 산장으로 향했다. 산장으로 들어서자 넓은 공터에 3,4미터 높이의 연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연무대는 남북 방향으로 되어 있었으며 의자들이 몇 줄 놓여 있었다. 한아연 등이 차에서 내리자 황명이 많은 수행원들에 둘러싸여 앞으로 다가왔다. 황명은 50세 전후의 중년으로 짙은 남색의 구름무늬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위엄있고 진중해 보였다. “아가씨, 진짜 약속을 지키셨군요. 정말 담력과 식견이 대단하네요. 여장군이 따로 없네요!” 황명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눈빛에는 차갑고 매서운 기운이 역력했다. “제가 따라왔으니까요.” 한아연이 말을 하기도 전에 한덕규가 말했다. “제 실력으로 용담호혈이라고 해도 아가씨는 평지처럼 걸으실 수 있습니다!” “이 분은?” 황명은 한덕규를 한 번 흘겨봤다. “전 한 씨 가문의 무술 교관으로 금메달이 가득한 한덕규라고 합니다!” 한덕규는 더욱 잘난 척하며 눈을 높게 쳐들었다. “알아들었으면 지금 당장 한유서를 풀어줘요. 그렇지 않으면 이 산장에 아무것도 남지기 않고 전부 죽일 겁니다!” “배짱이 대단하네!” 황명은 싸늘한 어투로 콧방귀를 뀌었다. 한덕규가 말을 이으려고 하자 한아연은 언짢은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한덕규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한아연은 황명을 보며 말했다. “황 선생님, 제가 약속을 지키려고 왔으니 일단 유서부터 풀어주는 게 어떤가요?” 황명이 손을 흔들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한유서를 끌고 다가왔다. 그녀는 두 손만 묶여있을 뿐 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한아연은 그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가씨...” 한아연을 본 한유서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왜 울어?” 한아연은 빠른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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