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3장
이천후는 스님의 법명이 ‘원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웃음이 나올 뻔했다. 정말 기막힌 이름이었다.
‘원적’이라는 이름의 대머리 남자는 누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운도 나쁘지. 너희들도 소식을 듣고 왔나 본데 하필 내 눈에 걸리다니 말이야.”
그리고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젓기까지 했다.
키 큰 남자는 조롱하듯 말했다.
“하하. 원적, 너는 불경을 외우지 않고 왜 여기 와서 남의 기회를 뺏으려 해? 그러다가 부처님이 노하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아?”
그러자 원적 스님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마룡사와 혈월파, 지살관은 은둔 문파 중에서도 ‘삼흉’이라 불리지. 나는 경전을 외우지만 살생과 방화도 저질러.“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둘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놈들은 참 운이 나빠. 내게 걸리고 말이야.”
키 큰 남자와 작은 남자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마룡사의 악명이 떠오르는 듯했다.
키 큰 남자가 말을 이었다.
“원적, 우리야 너를 당해낼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잠깐은 네 공격을 막을 수 있지 않겠어? 만약 여기에 다른 세력이 있다면 너도 위험해질 걸?”
키 큰 남자는 눈을 반짝였다.
“천재지보는 인연 있는 자가 얻는다 했으니 여기까지 왔다면 우리에게도 인연이 있는 게 아니겠어? 내가 아는 바로는 이곳에 옥천절초가 세 그루 있다던데 우리 형제가 하나만 갖고 나머지 둘은 너에게 줄게, 어때?”
그러자 원적 스님은 코웃음을 쳤다.
“뭐? 너희가 하나를 갖겠다고? 그런 배짱은 어디서 난 거지? 옥천절초는 지급 후기에 이르러야 쓸모가 있는 약재야. 너희는 지급 후기도 아닌데 이 귀한 약재가 왜 필요해?”
키 작은 남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원적, 그렇게 사람 무시하지 마. 우리가 그 약초를 다른 보물과 바꿀 수는 있지 않겠어?”
“좋아, 그럼 내 손맛을 먼저 봐.”
이때 원적 스님의 얼굴에는 서늘한 기색이 감돌았고 그는 거대한 몸을 날려 하늘을 가르며 키 작은 남자를 향해 강력하게 손을 내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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