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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장

그런데 이천후가 빈손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천도희는 그를 비웃었다. “이천후, 돈 가져왔어? 어디 네가 뭘 살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조금 있으면 친구가 돈을 보낼 거야. 내가 산 건 네가 산 가짜보다 훨씬 값어치 있을 테니까 이따가 나한테 차나 따라 줄 준비나 해.” 이천후는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말했다. “이천후, 너 진짜 대단해. 아직도 폼 잡고 있네.” 천도희는 그를 흘겨보며 비꼬았다. 가게의 경호원들조차도 이천후를 보고 의아해하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십 분이 지나자 판매원조차도 이천후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했다. “도희야, 가자. 이런 사람하고 여기서 시간 낭비할 수는 없잖아?” 천도희의 친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게, 한심하네. 살 돈도 없으면서 폼만 잡고 있다니. 창피해. 우리 나가자.” 천도희는 이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한 번 쳐다본 뒤 걸음을 옮겼다. 그때 진한 화장에 섹시한 옷차림을 한 여자가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이천후를 맞이했던 판매원은 여자의 에르메스 가방을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 여자는 돈 많은 고객임이 분명했다. 아까부터 가게에서 시간만 보내던 이천후와는 다르게 딱 봐도 정말로 옥을 살 생각으로 온 것 같았다. 여자는 판매원에게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 생신이 얼마 안 남았거든요. 고급스럽고 세련된 선물 하나 골라줘요. 가격은 얼마든 상관없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판매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손님, 이 옥 원숭이 어떠세요? 최고급 백옥으로 만든 건데 ‘장수 기원’이라 적힌 글귀도 있어요. 어르신께 드리기엔 이만한 선물이 없죠.” 여자는 옥 원숭이를 잠시 살펴보더니 만족한 듯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포장해 주세요.” 판매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신속히 포장하려 했다. 이 광경을 본 이천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잠깐만요, 이거 제가 먼저 보고 있었던 건데 왜 저 여자에게 팔아요?” 여자가 대꾸하기도 전에 판매원이 냉소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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