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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장

“도대체 얼마예요!” 김청하는 아버지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물었다. 김태길은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청하야, 이번에 내가 빚진 건 돈이 아니라...” “돈이 아니면 뭔데요?” 김청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그게 말이야...” 김태길은 말문을 열기 망설이는 듯했다. “말 안 하면 나 갈 거예요.” 김청하는 단호하게 말했다. “가지 마. 알았어. 말할게.” 김태길은 다급하게 그녀를 붙잡고 눈치를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번엔 있잖아... 내가 너를...” 김청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어이없어했다. “내가 뭐야? 말 똑바로 해요.” “아이고, 이렇게 답답한 대화는 처음 듣네.” “내가 직접 설명하는 게 빠르겠네요.” 황윤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능글맞게 웃었다. “오늘 김태길 씨께서 기분 좋게 천만 원을 들고 오셨는데 10분 만에 홀랑 다 잃으셨죠. VIP 고객인 만큼 저희가 추가로 2억을 대출해드렸는데 30분 만에 또 전부 날려버리셨지 뭡니까. 그러더니 눈이 뒤집혀서는 추가로 2억을 더 빌려달라고 하셨죠.” 황윤석은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아까 내가 청하 씨한테 말했잖아요. 김태길 씨한테는 2억 원밖에 대출해 줄 수 없고 여기서 더 빌리려면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김태길 씨는 담보로 할 게 없어서 한참 고민하시더니 청하 씨를 담보로 맡기겠다고 하셨지 뭡니까.” 황윤석의 말을 들은 김청하는 머리가 어지러워 나서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딸인 자신을 담보로 맡기다니, 이건 정말 인간이 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게 사실이에요?” 김청하는 아버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지만 김태길의 죄책감 어린 표정을 보고 차마 소리치지 못했다. 그렇다. 이건 사실이었다. “하하하. 청하 씨, 다른 사람이라면 애초에 거래할 생각도 안 했겠죠. 여자가 아무리 몸값이 높다 한들 2억씩이나 되겠습니까? 그렇지만 상대가 청하 씨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청하 씨 정도면 2억이라도 기꺼이 쓰죠. 내가 그간 만나본 수많은 여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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