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2장

“황윤석, 이 미친 자식아!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짓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당장 날 놔줘!” 김청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 혼자서는 두 건장한 남자들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이 밀려왔다. 황윤석 같은 인간에게 더럽혀진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까지 생각했다. 혼자 오지 말고 조수라도 데리고 올걸 후회가 밀려왔다. 그때 갑자기 문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황윤석이 소리쳤다. 끼익.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한 남자가 여유롭게 걸어 들어왔다. 늘씬한 체격에 당당한 모습을 한 남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대표님, 어떻게 여기까지...” 김청하는 그를 알아보자마자 놀라움에 숨이 멎었다. “놀러 온 김에 겸사겸사 한 판 해볼까 해서요.” 이천후는 김청하의 놀라움과 안도가 섞인 표정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이겨서 청하 씨를 데리고 나갈게요.” 이천후는 원래 한가한 차에 김청하가 급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몰래 따라왔다. 그러지 않았다면 무고한 김청하가 황윤석 같은 악당 손에 들어가는 걸 눈 뜨고 볼 뻔했다. “넌 뭐야? 어떻게 들어온 거야?” 황윤석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이곳은 적어도 몇 겹의 경호를 뚫어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다. 강제로 들어오려 해도 황윤석의 부하들은 싸움에 도가 튼 양아치들인 데다가 여기저기 포진해 있어서 거의 불가능했다. “네 하찮은 부하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천후는 황윤석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빚은 당연히 갚아야 하는 거지만 여자를, 그것도 이렇게 예쁜 여자를 강제로 끌어들이고 촬영하겠다고 하면서 협박하는 건 상식 밖이었다. “잘난 척은... 무슨 영웅놀이라도 하려는 거야?” 황윤석은 이천후를 본 순간부터 기분이 나빴다. 이천후는 황윤석보다 훨씬 잘생겼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넘쳐 보였다. 평소에도 잘생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