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하하하하......"
한아연은 방금 전의 일을 떠올리며 소리 내어 크게 웃었다.
신화춘은 무릎을 꿇고 이천후에게 절을 하며 애걸복걸했고, 머리는 이미 터져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말 낭패하기 그지없었다.
줄곧 한아연을 상대하던 둘째 삼촌인 한민우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신화춘은 한민우가 찾은 사람이었고, 이천후는 한아연이 부른 사람이었으니, 이는 사실 한민우와 한아연의 대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한민우는 신화춘 때문에 자존심이 제대로 꺾였다.
"아니, 왜 신화춘 그 사기꾼을 구하려고 하는 거죠? 고충의 독에 걸린 것도 알아보지 못하고 허세를 부렸으니 죽어도 싸죠."
한아연은 팔꿈치로 이천후를 쿡쿡 찔렀다. 그러나 이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사람은 한의학을 배웠으니, 고충을 알아보지 못한 것도 정상이죠."
"천후 씨도 한의사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걸 알아볼 수 있었죠?"
한아연은 너무 궁금해했다.
이 말을 듣고, 이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안 되죠. 이건 너무... 불공평하니까!"
"아--"
한아연은 이천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비록 이천후는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한아연은 바로 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오만하기 그지없어!’
한아연은 마음이 흔들렸다. 한아연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오만한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이천후는 그녀보다 훨씬 더 오만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천후는 그럴 만한 실력이 있었다!
‘이 남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거지?’
한아연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이천후를 향한 호기심이 점점 짙어졌다.
병원을 나오자, 이천후는 한수산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 전으로 반드시 혈영지를 보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전화를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대, 임은설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천후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받기로 했다.
"천후 씨, 혹시 우리 엄마랑 수명을 때렸어요?"
임은설은 다짜고짜 물었고, 이천수는 가볍게 응답했다.
"천후 씨,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비록 우리 엄마와 수명은 평소에 태도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3년 동안 함께 지냈는데, 우리가 이혼하자마자 그들에게 손을 대다니, 정말 실망이에요."
임은설은 분개하기 시작했다.
"전에 이혼 합의서를 체결할 때, 그들이 비웃어서 줄곧 원망을 품고 이렇게 의도적으로 보복한 거예요?"
"아, 당신은 그동안 날 그런 사람으로 생각한 거야?"
이천후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할 말이 없어. 끊을게!"
"잠깐만요, 이천후 씨."
임은설은 잠시 침묵하고서야 가시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내가 방금 말을 좀 심하게 했네요. 그럼 왜 우리 엄마와 수명을 때린 거죠? 그 이유를 알고 싶어요."
이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내 딸의 옷을 태우려 했고, 난 단지 그들에게 교훈을 좀 준 것 뿐이야.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그랬군요."
임은설은 그 옷들이 이천후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이천후가 딸을 위해 손수 만든 것이었고, 딸을 향한 그의 사랑을 대표했다.
"미안해요 천후 씨, 이 일은 우리 엄마와 수명이 정말 너무 했네요."
임은설은 사과한 뒤, 이천후의 대답을 오랫동안 듣지 못하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천후 씨, 우리 정말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내 생각엔 우리가 비록 이혼했지만 그래도 친구로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당신을 볼 수 없으니 아직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안정감이 많이 없는 것 같고요..."
이천후는 이 말을 듣고 웃었다.
‘앞으로 점점 더 익숙하지 않을 텐데. 지금 부족한 게 어디 약간의 안정감일 뿐이겠어?’
‘내가 전에 몰래 당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줬는데. 임은설, 당신이 오늘만큼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전부 내 공로라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길을 열어주었지!’
이천후는 차갑게 웃었다.
"임은설, 넌 자신의 말이 유치하고 파렴치하고 우습지도 않나 봐? 만약 내가 가장 잘 나갈 때, 자신의 조강지처와 함께 성공의 기쁨을 나누는 대신, 아내를 차버리고 심지어..."
이천후는 이를 갈았다.
"심지어 아내의 모든 희망을 망쳤다면?! 당신은 내 딸이 나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을 텐데. 당신은 그야말로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야. 뜻밖에도 마음을 이렇게 모질게 먹을 수 있다니!"
"당신은 평생 양심의 가책을 받아야 해. 내 딸의 죽음은 평생 당신을 괴롭히는 악몽으로 될 거라고!"
"임은설, 지옥으로 가야할 사람은 당신이야!"
임은설은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고, 간드러진 몸은 마치 감전된 것처럼 떨리더니 안색은 새하얗게 변했다.
이천후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자루처럼 그녀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다!
"미안해요, 천후 씨, 정말 미안해요..."
임은설은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난 꼭 당신에게 증명할 거예요. 내가 지금 잃은 것은 반드시 수천수만 배의 보상을 받을 거라고요! 나 임은설은 운해에서 가장 대단한 비즈니스 우먼으로 거듭날 것이고, 내 재산은 백억, 천억을 넘을 거예요! 난 한아연처럼 새로운 상업계의 여왕, 그리고 새로운 전설이 될 거예요!"
임은설은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좋아,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당신이 어떻게 전설로 되는지."
이천후는 전화를 끊은 후, 왠지 모르게 웃고 싶었다.
‘전설이 될 거라고? 지금의 상황부터 잘 해결해 보지 그래, 임은설.’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은설 제약의 간판 제품만 말하자면, 청폐지해 드링크는 효과가 매우 좋고, 시장 판매량 역시 가장 좋은 제품이다.
은설 제약도 이 제품으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있었다.
그 처방은 이천후가 은설 제약이 파산에 직면했을 때, 몰래 임은설에게 준 것이었는데, 이걸로 은설 제약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줄곧 승승장구하여 오늘과 같은 성공을 이룬 것이었다.
그러나 이 드링크의 가장 중요한 약재인 자심초는 매우 희귀했다. 왜냐하면 이 약초는 매우 취약하여 활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천후가 손을 써서 은설 제약의 넓은 약밭에 3개월이란 시간을 들여 대형 법진을 설치했기에 자심초가 성장하기 적합한 생장환경을 창조해냈다.
자심초는 이로 인해 무럭무럭 자랄 수 있었고, 은설 제약 간판 제품의 원자재를 끊임없이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아직 실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기에 그 법진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복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법진은 효력을 잃을 것이고 자심초도 따라서 시들 것이다.
원자재가 없으면 그들은 결코 은설 제약의 간판 제품을 만들 수가 없었다.
사실 이천후가 아무것을 하지 않아도, 은설 제약은 차차 무너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임은설은 자신이 도대체 얼마나 터무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천후는 임은설이 무릎 꿇어 자신의 불쌍한 딸에게 참회하도록 만들 것이다!
‘난 내 딸을 위해 복수를 할 거야!’
이천후는 그날을 한없이 갈망하고 있었다!
이때, 한아연이 뒤따라 나왔다.
"천후 씨, 저녁에 우리 용진 그룹의 연회가 있는데, 같이 갈래요?”
"관심 없어요."
예진이 말했다. 그는 지금 오로지 혈영지만 원했고, 이를 이용하여 빨리 실력을 회복하고 싶을 뿐이었다.
"오늘 연회에서 우리 용진 그룹 산하의 스타 제약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택하여 엄청난 금액의 계약을 체결할 건데."
한아연의 길고 고운 한 쌍의 두 눈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
"임은설 씨도 참석할 텐데..."
이천후는 고개를 들더니, 유혹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아연에게 천천히 말했다.
"시간과 장소 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