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결혼기념일?”
이천후는 몸을 돌려 한참 동안 임은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임 사장님, 강제로 이혼을 해놓고 다시 그 남자에게 결혼기념일을 꺼내는 게 본인이 생각해도 황당하지 않아요?”
“황당?”
임은설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당신, 그런 느낌 알아요? 당신이 점점 더 성공하고 자신의 목표에 가까워지면 기쁨 이외에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거요. 그 외로움은 대화를 나눌 사람을 갈망하게 만들거든요.”
“왕하중이 괜찮지 않아?”
“아니, 그는 아니에요. 그는 그저 내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일 뿐이죠. 난 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더욱이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요.”
“임은설, 너 예전에는 그런 말 하지 않았어. 지금 네가 성공하고 몸값도 점점 높아지니까 왕하중이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서 이번엔 또 왕하중을 차려고?”
이천후가 비꼬는 어투로 말했다.
“그래요, 인정할게요. 원래 사람이란 게 그렇잖아요.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사람은 높은 곳으로 가죠. 당신이 등산길에서 보는 풍경이나 사람들은 모두 지나갈 뿐이죠. 거기에 머무르면 영원히 정상에 오를 수 없죠.”
임은설은 목을 쳐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이천후는 그의 말에 반박했다.
“네가 그런 거지 다른 사람도 그런 건 아니야. 한 사람이 안목이 좋으면 중턱에 있어도 산 정상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거든.”
“난 오늘 당신과 논쟁하고 싶지 않아요. 내일이 우리 결혼기념일인데 나랑 한 번 더 보내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임은설의 등 뒤에 반짝이는 불빛이 그녀로 하여금 가을 달처럼 찬란하게 빛나게 했다.
이천후는 임은설의 갈망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성격이 차갑고 도도한 그녀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를 초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이천후도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며 서로 만나 웃으면 원한을 풀 수 있는 소탈함과 호탕함이 있다.
하지만 딸은 시종 그와 임은설 사이에 놓인 가슴 아픈 손가락으로 이는 그로 하여금 임은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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