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8장
“무슨 문제 생긴 거야?”
“너랑 상관없잖아?”
김지혜의 말투에는 이미 짜증이 묻어나 있었다.
“나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넌 여기서 내려서 택시 타고 마을로 가.”
“아니야. 나도 시내에 가서 친구를 만나야 하니까 네 차를 얻어 탄 김에 시내 입구에서 내릴게.”
이천후가 차분하게 말했다.
김지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은근한 경멸이 떠올랐다.
‘뭐? 차를 얻어 탄 김에?’
‘가난한 사람들만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까. 몇 푼 아끼려고 택시를 안 타겠다니.’
김지혜는 속으로 이천후를 한심하게 생각했다.
“후...”
그녀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이천후에 대한 실망감이 점점 커졌다. 어릴 적 친했던 친구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어쩌면 이번 모임이 끝나면 두 사람은 더 이상 연락할 일이 없을지도 몰랐다.
이천후는 무언가 더 묻고 싶었지만 김지혜의 짜증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는 말을 삼켰다. 그는 살짝 의아했다. 아까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가 어딘가 귀에 익은 느낌이었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떠올리지는 못했다.
이천후는 심명수에게 전화를 걸어 시내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지혜야, 여기서 내려줘. 저기 친구가 보이네.”
시내 입구에 다다랐을 때 이천후가 말했다.
그는 이미 길가에 서 있는 심명수를 발견했다. 심명수는 새로 산 듯한 레인지로버 앞에 서 있었는데 무척 눈에 띄었다.
하지만 김지혜는 마치 이천후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냥 지나쳐 버렸다. 차를 멈출 기색조차 없었다.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다.
‘내가 지혜에게는 그저 무시당하는 존재일 뿐이구나.’
김지혜는 ‘이인 컴퍼니’라는 회사 건물 앞에 차를 멈추었다. 이천후가 차에서 내리자 김지혜는 인사도 없이 서둘러 회사 건물로 뛰어갔다.
이천후는 두 손을 뒤로 깍지 끼고 그 건물을 살펴보았다. 6층짜리의 꽤나 으리으리한 외관이었다. 아마 이곳이 김지혜가 다니는 회사인 듯했다.
잠시 후 김지혜는 서류 뭉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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