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6장
문을 차고 들어온 사람은 이해진이었다.
“하하하, 이착! 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어. 정말 우연이네. 나도 어제 막 돌아왔거든.”
이해진은 거침없이 걸어 들어와 이천후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이천후가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해진은 속으로 비웃었다.
‘역시 이 녀석은 별로 잘 지내지 못했군.’
그러나 이천후의 시선은 여전히 쓰러진 나무문에 고정돼 있었고 그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이해진은 입을 삐죽이며 비웃듯이 말했다.
“겨우 이런 헐어빠진 문 하나 가지고 화가 난 건 아니겠지?”
그 문은 단순히 낡은 문이 아니었다. 이천후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문이었는데 소중한 기억이 이해진의 발길질로 산산이 부서진 것이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나중에 심명수에게 부탁해 문을 다시 달면 그만이었다.
이천후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이해진을 쳐다봤다. 오일을 바른 듯 반짝거리는 머리, 하얀 셔츠와 검정 가죽 구두, 굵은 금목걸이와 큼직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가락. 전형적인 졸부의 모습이었다.
“하하. 형, 저놈은 화낼 게 뻔해. 형이 발로 차서 문이 떨어졌잖아. 이착은 그걸 고칠 돈도 없을걸?”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천후가 고개를 돌려 보니 밖에 김수향의 딸 김진주가 서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이해진의 사촌 동생 이우진도 있었다.
“겨우 이런 문 따위가 무슨 대수라고. 고물상도 안 받아줄 문이잖아.”
이해진이 코웃음을 쳤다.
“해진 오빠, 오빠한테는 쓰레기일지 몰라도 착이에게는 소중한 거죠.”
김진주의 태도는 그녀의 어머니 김수향과 똑같이 신랄하고 독설적이었다.
“우리 엄마한테 들었는데 착이가 택시 타고 돌아왔다던데요. 차 살 돈도 없나 봐요. 완전 거지죠!”
“하하하, 이착. 설마 너 진짜 그렇게까지 못 살진 않겠지?”
이해진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어릴 적부터 이천후를 괴롭히기 좋아했던 그는 자신이 이천후보다 더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더없이 기뻤다.
“당연히 못 살겠지. 형, 이 녀석이 입은 옷 좀 봐. 전부 길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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