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1장
빙붕산.
얼음 봉황이 새겨진 벽화 아래서 수련 중이던 임은설은 갑자기 뼛속까지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임은설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할머니, 무슨 일이세요?”
임은설은 할머니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평소와 달리 할머니의 안색은 어두웠고 표정은 침울했다.
할머니는 늘 온화하고 자애로웠기에 임은설은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기르던 작은 늑대가 죽었어.”
빙붕산 할머니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작은 늑대라니요?”
임은설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작은 늑대는 내가 백 년 전에 길들인 반려동물이야. 늑대의 몸속에는 신혈이 흐르고 있었으나 백 년간의 향불 공양을 받아야만 신혈을 활성화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용하국 남부의 원시 산림에 있는 은둔 교단을 찾아가 작은 늑대를 그곳에 맡기고 그 사람들에게 향을 바치도록 요구했지. 그로부터 90 년이 지났고 이제 겨우 10년만 더 있으면 늑대의 신혈이 활성화될 거였는데 누군가가 그 늑대를 죽였어. 내 백 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고...”
임은설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할머니가 화를 낼 만도 했다.
“은설아, 너는 여기서 계속 수련해. 나는 오향산에 가서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야겠어.”
빙붕산 할머니의 구부정한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내 늑대를 죽인 자가 누구든지 막론하고 그놈이 세상 끝으로 도망간다 해도 난 반드시 그놈을 잡아 뼛가루로 만들어버릴 거야!”
...
노이진은 벽 모서리에 몸을 웅크리고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불쌍하고 무력해 보였다.
이천후가 그녀에게 다가가자 노이진은 공포에 질린 채 비명을 지르며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고 이천후를 향해 휘둘렀다.
이천후는 몸을 살짝 틀어 그 공격을 피했다.
“노이진, 나야.”
노이진은 그제야 상대방이 이천후라는 걸 알아차리고 멈칫하면서 손에 든 검을 덜컹하고 떨어뜨렸다. 그리고 갑자기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무슨 일이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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