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3장
이천후는 천희연이 출구를 알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천희연이 고개를 젓는 순간 이천후의 마지막 희망마저 끊어졌다. 천도혁조차도 이곳의 비밀을 알지 못했으니 천희연이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제 천희연이 가까이 있어 그 매혹적인 얼굴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짙은 체향이 그의 코로 파고들자 이천후는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희연 씨, 나... 난 희연 씨를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
이천후는 죽음을 원하고 있는 천희연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한아연의 친구는 그에게도 친구나 다름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친구이니 당연히 마음이 갔다.
이천후는 천희연과의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발을 막 떼려는 순간 손목이 꽉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이천후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천후는 고개를 숙여 그 손을 보았다. 그 손은 마치 뼈가 없는 듯 나른했고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는 너무 여려 보였다.
이천후는 어쩔 수 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천희연은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그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천희연은 붉은 입술을 깨물며 이천후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들자 그녀는 나직하게 속삭였다.
“가지 마요.”
순간 이천후의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지금의 천희연은 이천후의 눈에 마치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장미꽃처럼 보였다.
천희연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다. 몽롱한 상태에서 이천후의 시선이 점점 뜨거워지고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다.
천희연은 온 힘을 다해 이천후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떨며 말했다.
“천후 씨, 제... 제발 날 놓아줘요. 우... 우린 이러면 안 돼요. 난 아연이를 배신할 수 없어요.”
말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부드럽고 애절하게 들렸고 그 울먹임은 이천후에게 더욱 치명적인 무기가 되었다.
이천후의 다른 손이 마침내 천희연의 어깨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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