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3장
고충은 빠르게 날지 않았다. 게다가 중간중간 멈추기도 했다. 이천후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뒤를 따랐다.
한 시간 남짓 지나자 고충은 어느 외딴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지역처럼 보였다. 고충은 이제 힘이 다한 듯 비틀거렸고 더는 날 수 없는지 좁은 골목에 도착해 벽에 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약해졌군요. 이러다가는 목적지까지 날아가지 못할 거예요.”
이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나 몇 분 더 날아간 고충은 외진 작은 골목에 도착하자 힘이 다해 벽에 붙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일어나! 너 사람 해치는 데는 능하더니 이제 와서 게으름을 피우는 거야?”
도민재는 고충을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천후보다 도민재가 더 초조했다. 고왕을 빨리 찾아내 없애야만 도민재가 완전히 안전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충이 전혀 힘을 쓰지 않으니 도민재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천후는 도민재가 벌레를 향해 욕하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비록 고충이 더 이상 날지 않았지만 이천후는 고왕이 근처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다수는 주민들이 직접 지은 집들이었다. 집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고 하나의 골목에 수십 채의 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공간은 협소하고 복잡했다.
흥문은 인구가 많고 땅이 좁아 주거 환경이 열악한 것이 이 지역의 특징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이천후에게 어려움을 더했다. 만약 고왕이 반경 십 리 안에 있다면 수많은 집을 일일이 찾아다녀도 한 달 안에 다 뒤지지 못할 수도 있었다.
“저 집은 누구 집이에요? 엄청 화려하네요.”
이천후가 주변을 살피던 중 앞쪽 골목 끝에 커다란 고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집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고 대체로 낡았지만 보수한 흔적이 있었다. 문 앞에는 웅장한 돌사자 한 쌍이 있어 그 집의 위엄을 느끼게 했다. 이런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이만큼 넓은 집을 차지하고 있다니, 집주인의 신분이 간단치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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