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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장

피가 흐르고 살이 찢어졌지만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손등의 아픔은 마음의 고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에 그는 매일 좋은 꿈을 꿨었다. 만약 금을 캐낼 수 있다면 아내가 더 이상 굶지 않아도 되고 자기와 함께 고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학비도 낼 수 있고 멋진 옷을 입고 좋은 교실에서 공부도 할 수 있었다. 작은 얼굴에 자신감과 웃음이 넘쳐난다. 그는 이런 백일몽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강맹호에게 힘과 희망이 됐었다. 하지만 지금, 그 꿈이 햇살 아래의 거품처럼 산산조각이 사라져 버렸다. 금은 캐내지도 못했고 아내와 아들을 붙잡지도 못했다. 그저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강맹호의 마음에는 수만은 비수가 꽂히는 것 같았다. 이때 이천후가 옆으로 걸어왔다. “맹호 씨.” 강맹호는 고개를 들고 이천후를 봤다. “여긴 왜 왔어요? 오늘은 대접을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천후가 고개를 저었다. “밥을 얻어먹으러 온 게 아니에요.” “그럼요?” “큰 선물을 드리려고 왔어요.” 이천후가 웃었다. “큰 선물이라니, 뭐죠?” 강맹호는 더 어리둥절해했다. 이천후가 옆에 있는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집에 돌아가 보면 알게 될 거예요.” 강맹호가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전 지금 큰 선물이고 뭐고 이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에요.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떠났어요.” “만약 절 믿는다면 돌아가 보세요.” 이천후는 더 말하지 않고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맹호는 이천후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는 천천히 일어섰다. 맥없이 낡은 집으로 걸어갔다. 문을 여니 정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 낡은 천으로 두른 큰 물건이 있었다. “큰 선물은 뭐. 아내고, 아들까지 다 갔는데 이런 큰 선물에는 관심도 안가.” 강맹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천천히 낡은 천을 들어냈다. 눈 부신 빛을 내는 큰 돌이 눈앞에 나타났다. 강맹호는 순간 몸이 굳었다. 십몇초간 쳐다만 봤다. “금, 금이야!” 강맹호의 심장이 거세게 뛰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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