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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장

“슉!” 심은주의 갑작스러운 일격이 임수란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갔다. 임수란은 재빨리 허리를 뒤로 젖혀 가까스로 피했지만 어깨의 옷이 찢어지며 눈부신 피부가 드러났다. 순간 식은땀이 흘리며 임수란은 놀랐지만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다시금 심은주의 칼이 날아왔다. 임수란은 속수무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할 수 있는 건 피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심은주의 칼이 점점 빨라지면서 임수란은 점차 궁지에 몰렸다. 그녀의 긴 치마는 이미 여러 번 찢어졌고 패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임수란의 검도 스승인 신창민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수란아, 왼쪽으로 세 걸음 이동해. 상대의 하반신을 공격해서 발걸음 리듬을 무너뜨려라.” 곧 임수란은 스승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고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멈추세요.” 심판은 역시 공정했다. 그는 바로 무대로 들어와 말했다. “임수란 씨의 스승이 전략을 알려줬으니 심은주 씨도 당신의 검도 스승에게 전략을 설명받을 수 있습니다.” “제 검도 스승은 이천후 씨입니다.” 심은주는 뒤를 돌아보며 이천후를 가리켰다. 이천후는 그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이천후에게 쏠렸다. 그가 생각보다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25, 26세 정도로 보이는 이천후가 심은주에게 그렇게 정교한 검술을 가르쳤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심판조차도 놀란 눈으로 이천후를 몇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이천후 씨, 이 대결에서 상대편의 스승이 지시를 했으니 당신도 제자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시할 필요 없습니다. 계속하세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더욱 놀랐다. 신창민은 검도 대사로서 전장을 꿰뚫어 보고 있었고 그의 지시로 임수란은 마치 날개를 단 듯 강해졌다. 그런데 심은주의 스승이라는 이천후는 지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다니 이는 심은주가 사실상 둘을 상대하게 된 셈이다. ‘이게 스승이라고? 제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모두가 의아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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