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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고영준은 내기에서 졌기보다는 이천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게 아쉬운 듯 멋쩍게 웃었다. “이천후 씨, 제 연락처입니다. 일 처리가 끝나면 꼭 연락해 주세요. 멀리서 오신 손님에게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이천후를 친구 삼고 싶었던 고영준은 명함을 한 장 건네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명함을 건네받은 이천후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이 끝나고 이곳에 더 머물게 된다면 꼭 고영준 씨를 찾아올게요." 이천후와 몇 마디 인사를 더 나눈 후 고영준 일행은 원석들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이천후 씨, 어떻게 한눈에 알아봤어요?” 그들이 자리를 떠나자, 심금청이 기다린 듯 물었다. “혹시 평소에 원석 도박도 연구했었어요?”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어떻게 심금청의 말에 대답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자신에게 신념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신념을 사용하여 돌을 훑어본다면 금세 그 안에 든 내용물을 알 수 있었다. 이천후가 대답이 없자 심금청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에게 이천후는 점점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인물이었다. 고영준 역시 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천후를 자기의 아랫사람으로 끌어들이려 하다니. 비록 기회를 놓쳤지만. 심금청은 남몰래 기뻐하는 중이었다. 자신이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를 잡은 자가 아니던가! 이천후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을 기회 말이다. ... 유용찬을 만났을 때는 이미 반 시간도 지난 후였다. 유용찬은 뼛속까지 대하국의 국민인 사람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옥석 사업을 한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이런 험악한 곳에서 몇십 년 동안 사업을 유지해 오다니 그의 배경도 만만치 않은 게 분명했다. 유용찬은 심금청에게 매우 공손한 태도였다. 심금청이 여기로 온 목적을 설명할 때 이천후가 흑초석을 꺼내 놓았다. 잠시 생각하던 유용찬이 말했다 “이런 돌은 반년 전에 저의 광산의 갱도에서 채굴한 적이 있어요. 아마 수십개는 되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곳의 창고에 보관해 두었어요.” 수십 개? 그 말은 들은 이천후는 뛸 듯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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