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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장

떠나는 남희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왕강현의 표정은 흐릿했고 눈빛은 점점 깊어졌다. 스윽. 한 사람의 그림자가 갑자기 소리 없이 그의 뒤에 나타났는데 마치 귀신 같았다. 그는 검은 긴팔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언제 오셨어요?” 왕강현은 가면을 쓴 사람을 보고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계속 여기 있었어.” 그의 목소리는 심할 정도로 쉰 목소리여서 듣기 싫었다. “아까부터 봤다고요?” 왕강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가면을 쓴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뺏겼는데 복수하고 싶지 않아?” “전...” 왕강현은 심호흡하며 대답했다. “전 희진이를 믿어요. 절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여자는 강한 남자를 좋아해. 두 사람 중에서 선택하라면 여자는 분명 더 강한 남자를 선택할 거야.” 가면을 쓴 사람이 말했다. “지금은 배신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모르는 일이야. 게다가 오늘 이런 일까지 생겼으니 그녀는 널 더욱 소홀히 대할 거고.” 가면을 쓴 사람은 왕강현의 어깨를 툭툭 쳤다. “만약 이때 이천후가 그녀를 꼬시면 남희진은 틀림없이 넘어갈 거야. 침대로 올라가 그의 밑에 깔릴 지도 모르지...” “그만!” 왕강현이 버럭 화를 냈다. 남희진은 이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고 그의 말이라면 다 따랐다. 이천후의 한마디에 그녀는 쭈뼛쭈뼛 운해까지 찾아갔다. 그렇게 꽉 끼는 섹시한 옷을 입고 말이다. 이것들은 모두 가시처럼 왕강현의 가슴에 박혔다. 게다가 가면을 쓴 사람이 하는 말까지 들으니 왕강현은 견딜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만 더 줄게. 내일 떠날 거야.”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왕강현은 몇 초 동안 생각하다가 갑자기 책상을 치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협력하시죠!”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천후는 왕강현의 전화를 받았다. “이 선생님, 이른 아침부터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만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하려고요. 천설희 아가씨의 단서를 찾았어요.” 왕강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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