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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이천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확실히 아주 순조롭게 단수련 1단계에 올랐다. 하지만, 막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그는 온몸에 강력한 힘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더할 수없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바로 그가 원래 소유하고 있던 힘이다. 다만 이전의 10분의 일 정도이긴 했지만! 비록 그가 내공을 모두 잃었지만, 힘을 전부 잃은 것은 아니었다. 아주 작기는 하지만, 일부가 동면하듯 그의 몸 안에 칩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단전 기능이 회복되면서, 잠복해 있던 힘들이 되살아났고, 단전을 향해 몰려들었다. 이천후가 다시 일어서려고 할 때 그는 이미 단수련 3단계였다. 비록 지존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이쪽 세계에서는 이 정도도 대단하다. 이천후는 자신의 경지를 공고히 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이미 능력을 회복했으니, 한아연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 찌익! 황강식이 미친 사람처럼 한아연의 흰색 치마를 찢었다. 한아연은 백옥같이 희고 매끄러운 등 쪽에 싸늘한 공기를 느꼈다. 이에 자극되었는지 황강식은 더욱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지옥에서 온 악귀같았다. “비켜! 이 벼락 맞아 죽을 놈아!” 한아연은 비록 황강식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지만, 죽을힘을 다해 저항했다. 그녀는 기회를 보다가 온몸의 힘을 순간적으로 치아에 실어 황강식의 팔뚝을 물었다. “으악!” 한아연에게 팔뚝을 물어 뜯긴 황강식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당운각에 울렸다. 한아연의 입에는 피가 잔뜩 묻어있었고, 눈에는 광기와 더불어 불굴의 의지가 빛나고 있었다. 비즈니스계의 풍랑을 헤치고 나온 이 여왕은 여리여리한 몸매의 귀여운 여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전사다. 그녀는 오늘 죽는 한이 있어도, 이 짐승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아아아악!” 한아연을 걷어차 밀어낸 황강식이 피범벅이 된 팔뚝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허!” 경전은 여자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는 황강식을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사부의 명령만 아니라면 절대로 이런 인간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나쁜 X, 감히 나를 물어? 내가 오늘 지옥이 뭔지 보여줄 테다.” 황강식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욕을 하더니, 품에서 선홍색의 알약을 꺼냈다. 알약을 본 경전의 눈빛이 미묘하게 떨렸다. 저것은 사부가 제조한 열염분정환이다. 약성이 맹렬해서, 자신과 같은 무도 고수라도 복용하면 통제 불능이 되는데, 일반 사람은... 어떻게 저 쓰레기가 사부님에게서 저 약을 얻었지? ”내가 오늘 너를 세상에서 제일 음란한 여자로 만들어 주마. 먹여!” 황강식이 손짓하자, 두 명의 남자가 한아연의 입을 강제로 벌렸고, 선홍색의 알약을 입에 넣었다. 그 선홍색의 알약이 절대 좋은 물건일 리 없다 생각한 한아연은 남자들이 자신을 놓아주자마자, 땅에 엎드려 구역질을 했다. 억지로라도 토해내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황강식이 비열하게 웃었다. “늦었어. 그 약은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게 되어 있거든. 이제 너는 너 자신에게 깜짝 놀라게 될 거야...” 황강식은 팔뚝의 통증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입은 웃고 있었다. 황룡파 보스인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오늘 한아연을 사람들 앞에서 욕보이면, 나를 황씨 가문의 계승자로 삼겠다고! 황강식은 흥분으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한아연은 그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여자다. 하지만, 아버지의 경고 때문에 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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