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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언… 언니, 얼른 가서 확인해봐. 진짜 모든 자심초들이 살아난 거야?” 한참 동안 멍하니 서있던 임은설이 입을 열자 노미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서 재빨리 확인하러 약초 밭에 다가갔다. “은설아, 나… 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야?” 유미옥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떡 벌렸다. 여기저기에 푸른 자심초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했다. 조금 전까지 분명히 누렇게 시들고 거의 죽어가는 모습이었는데 말이다. 겨우 차분해진 임은설이 자신의 팔을 꽉 꼬집더니 유미옥의 말에 대꾸했다. “엄마, 이건 꿈이 아니야. 지금 이 모든 게 현실이야…” “세상에!” 유미옥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이천후를 쳐다보며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저 사람이 정녕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던 이천후가 맞단 말인가? 임은설의 시선도 이천후에게 꽂혔다. 그녀는 이천후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으며 도대체 자심초들을 어떻게 살린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편, 곁에 서있던 문원 선생도 의아한 표정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제일 대단한 풍수사라도 절대 한순간에 이렇게 많은 꽃들을 피우지 못할 것이다. 이때, 노미연이 허겁지겁 달려와 잔뜩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은설아, 모든 자심초들이 살아났어. 내일 바로 캐서 약으로 만들 수 있어!” 노미연의 말에 임은설은 너무 기뻐서 눈물까지 보였고 곁에 있던 유미옥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하느님 너무 감사합니다! 하느님이 우리 임씨 가문을 살리셨습니다!” “엄마, 이건 하느님과 전혀 상관이 없잖아. 다 천후 덕분이야.” 임은설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이천후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 참, 이천후가 해냈지. 저놈이 드디어 사람다운 일을 하나 했네.” 유미옥의 말에 이천후는 어이가 없었다. ‘그럼 내가 전에 했던 일들이 다 사람다운 짓이 아니란 건가?’ “천후야, 미안해. 우리가 너를 오해하고 있었어.” 임은설이 이천후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이천후가 손을 내저었다. “사과 안 해도 돼. 내가 황송해서 받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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