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8장
이때 뱀왕의 표정이 갑자기 엄숙해졌다. 이제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라도 꺼내야 할 상황이었다.
원래 이 비장의 수는 고대 천교들과 패권을 다툴 때 쓰려고 아껴둔 것이었지만 지금 이천후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뱀왕의 기운이 점점 변화하자 이천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웅.
뱀왕의 두 눈에서 신비로운 빛이 번쩍였고 그의 기세가 갑자기 확 변하더니 몸이 급격하게 팽창했다. 그는 순식간에 두 배 이상 커져 산처럼 거대한 모습으로 이천후를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이 경악하는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뱀왕의 부풀어 오른 몸에서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이 퍼져나갔다. 순간 그의 머리 위에 검은 거대한 용의 환영이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이, 이 위압은 설마... 진룡?”
어수환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금빛 새끼 사자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그 말에 이천후는 속이 덜컥 내려앉았다.
‘진룡의 위압이라니?’
순간 이천후는 그 기묘한 압박감에 심장이 쿵쾅거렸고 심지어 무릎을 꿇고 복종하고 싶어지는 이상한 충동마저 일었다. 그 위압은 이전에 마주한 규룡 전신의 공포보다 훨씬 강력했다.
후우우...
뱀왕이 내뿜는 진룡의 위압은 멀리서 관전하던 무사들을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그들은 그 위압에 완전히 제압당해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용과 뱀이 뒤흔들리는 변화, 이것이 바로 진룡의 위엄이다!”
뱀왕은 굵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기세는 완전히 변했는데 이제 그는 세상을 굽어보는 신수 진룡이라도 된 듯 군림하는 기세였다.
이는 아홉 머리 뱀 일족의 최강 비법인 ‘용사경변’인데 이 비법을 사용하면 신수 진룡의 기운과 힘을 얻게 된다.
이때 이천후는 몸이 진흙 속에 빠진 것처럼 묶인 기분이 들었고 움직이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저 한 줄기 기운일 뿐인데도 신수의 위압은 그에게 치명적인 억압을 가했다.
‘이대로 가면 무조건 질 거야!’
이천후는 금빛 새끼 사자에게 조용히 말을 보냈다.
“사자야, 혹시 이 위압을 뚫을 방법이 있어?”
그러자 금빛 새끼 사자가 당당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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