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4장
두 성녀는 말없이 침묵했다.
이천후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녀들이 속한 문파에서는 절대 고대 천교들과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엄명이 내려져 있었다.
각 대문파와 성지는 고대 천교들을 우선적으로 포섭하려 했다. 설령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다 해도 적대 관계로 전락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할 일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방침이었다.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여기서 헤어지도록 하죠. 천정성에서 다시 만납시다.”
그의 태도는 여느 때처럼 시원스럽고 자유로웠다.
그 모습을 보던 태연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고 이내 망설임 없이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천후 씨, 흑수읍에 오래된 작은 주점이 있어요. 그곳엔 귀한 명주들이 가득한데 같이 가서 한잔하는 거 어때요?”
조민희 역시 재빨리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눈빛엔 기대감이 살짝 서려 있었다.
“그래, 지금은 다른 거 다 잊어버리자. 복잡한 일들 다 집어던지고 시원하게 마셔보자고.”
조민희는 천선파의 성녀다. 그 신분은 그녀를 빛나는 존재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속박을 안겨주었다.
때로는 그녀도 이천후처럼 살고 싶었다. 구속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이천후는 두 여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지한 씨, 우리도 가죠. 오늘은 실컷 마셔보자고요!”
그때 옆에서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끼워줘! 이 세상에 나보다 술을 잘 아는 자가 어디 있겠어? 나는 술신이라 불리는 사내란 말이야!”
금빛 새끼 사자도 흥이 오른 듯했다.
그렇게 그들은 흑수읍의 작은 주점으로 향했다.
주점은 크지 않았지만 손님이 많았고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만석이었다.
이때 조민희가 팔을 걷어붙여 백옥 같은 팔뚝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잠시 주점 안의 남성들이 넋을 놓았지만 그 다음 순간 조민희는 손님들을 하나씩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이만 나가! 오늘 여기 모든 비용은 내가 계산할 테니 얼른 꺼져!”
그 광경에 주점 안의 손님들은 기겁하며 도망쳤고 심지어 뛰쳐나가면서도 연신 감사하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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