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0장
이 한 마디에 나정호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사람들 속에서 넋이 나간 나준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나준서를 데려와. 이천후 씨의 뜻대로 하게 둬.”
“가주님, 안 됩니다! 준서 님은 절대 무슨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나씨 가문의 한 지급 호위가 머뭇거리며 나준서를 넘기길 주저했다.
“지금 내 명령을 거역하겠다는 거냐?”
나정호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 호위는 마음속으로 움찔하고 더는 말하지 못했다. 그러다 마침내 나준서를 데리고 이천후 앞으로 나섰다.
이미 넋이 나간 나준서였지만 이천후를 보자마자 그의 눈에서 불길 같은 증오가 터져 나왔다.
바로 이 자식 때문에 그는 처참히 패배했고 나씨 가문의 명예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나준서는 당장이라도 이천후를 천 갈래로 찢어버리고 싶었다.
“이천후... 네가 감히 날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나준서는 이빨 사이로 독살스러운 말을 쥐어짜듯 내뱉었다.
“아직 꿈속에 살고 있는 거야? 네가 누군지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겠군.”
이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몸속에서 진기를 폭발시키며 힘이 가득 실린 두 발로 순식간에 발길질을 날렸다.
순간 뚜둑 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나준서의 양쪽 무릎뼈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이다. 두 다리가 힘없이 꺾이더니 그는 그대로 이천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으아아아...”
나준서는 돼지가 도살당할 때보다도 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의 가슴속에서는 끝없는 증오가 끓어올랐고 그는 폭발하듯 외쳤다.
“가주님! 당장 이천후를 죽여요! 저 개자식을 천 갈래로 찢어버리고 뼈마저 갈아버리라고요!”
“이 미친놈아, 닥쳐!”
나정호는 그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나준서를 후려쳐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대체 얼마나 어리석은 건가? 지금 이천후는 우암 대사의 직계 제자로 인정받은 상태다. 천부기 전체가 그를 건드리지 못하고 기씨 가문조차 그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
‘그런데도 이놈은 감히 나에게 이천후를 죽이라고 명령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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