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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8장

연원영은 어느새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천후는 사슴 고기를 큼지막하게 몇 덩이 잘라내 철꼬치에 꿰었다. 그리고 한 손에 꼬치를 쥔 채 능숙하게 고기를 불 위에서 굴리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 연원영은 그런 이천후의 솜씨에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모두 소외받는 처지였다. 이천후는 버려진 폐인으로, 연원영은 무시당하는 아가씨로 여겨졌기에 다른 이들의 시선을 끌 일이 없었다. 한편 연씨 가문의 젊은 자제들은 각자 고기를 굽는 데 몰두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형편없었다. 그들에게 간단해 보이는 이 일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기만 했다. “너희 진짜 쓸모없는 놈들이야! 고기 굽는 것조차 못하다니, 차라리 다 죽어버려!” 멀리서 연유리가 화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배가 고팠던 그녀는 이들의 서투른 솜씨에 점점 더 짜증이 났던 것이다. “소지한! 이리 나와!” 그녀의 외침에 냉담한 표정의 소지한이 천천히 천막 밖으로 걸어나왔다. “당장 나한테 고기 좀 구워 와.” 연유리는 그에게 손가락질하며 명령했다. “저는 할 줄 모릅니다.” 소지한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텐트는 그럴듯하게 잘 치더니, 고기 굽는 건 모른다? 그럼 차라리 죽어버려!” 연유리는 분노로 온몸을 떨며 양고기 한 덩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씩씩대며 말했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어. 내가 직접 구울 거야!” 그러나 그 양고기는 털도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상태여서 고기를 불 위에 올리자마자 금세 탄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연유리는 짜증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고 이번에는 토끼 고기를 통째로 불 속에 던져 넣었다. “몰라! 오늘은 그냥 굶을 거야!”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불쑥 돌아서서 가버렸다. “하하.” 이천후는 먼 발치에서 이 장면을 힐끗 보고 가볍게 웃었다. “우와, 천후 씨! 벌써 맛있는 냄새가 나요!” 연원영은 꼬치에서 나는 고기 냄새를 맡고 두 눈을 반짝였다. 꼬치 위에서 고기는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갔고 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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