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9장
이천후의 몸에 묻어 있던 피는 말끔히 닦였고 상처에는 치유용 약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그의 낡고 찢어진 옷도 사라지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혀져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랐고 어떤 생각이 스쳤는지 고통을 참으며 손을 더듬어 보았다. 그러다 자신의 공간 정석과 어수환이 그대로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마차 주인은 참 착하네. 나를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내 물건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어.’
이천후는 속으로 고마운 마음이 피어올랐다. 마차 안의 분홍빛 장식과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보아 주인은 어린 소녀일 가능성이 컸다.
낯선 이를 구하고 자신의 마차에 태우다니, 이곳 태허도원의 민풍을 생각하면 그런 선행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보통 이런 수련의 세계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법칙이 더 적나라하게 적용되기 마련이었다. 그는 진심으로 착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그런데 이천후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분홍빛 장막이 갑자기 열리며 들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깨어나셨군요!”
마차 문이 열리고 그의 시야에 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소녀는 분홍색 치마를 입고 있었고 피부는 양지옥처럼 흰색으로 매끄럽고 섬세했다.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져 있었고 그 모습은 누구라도 한눈에 반하게 만들 만큼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이 엿보였다.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이천후는 기분이 한결 밝아졌다.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이렇게 따뜻한 곳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여기 위치가 혹시 여황전 근처가 아니기를 바랐다. 황혜교라는 여황전의 아가씨가 아직도 그의 팔역 용광로에 봉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 숲에서 그쪽을 발견했어요. 그때 상처가 너무 심해서 야수들이 몰려들고 있었죠. 그래도 숨이 붙어 있는 걸 보고 제가 구해왔어요. 그리고 민정 언니에게 부탁해 그쪽의 상처를 치료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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