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2장

청운파의 무사들은 하나같이 전투 의지를 불태우며 외쳤다. 육연서는 이처럼 전투를 강행하려는 동료들을 바라보자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그래도 그녀는 애써 동료들을 설득하려 했다. “여러분, 우리가 싸움을 두려워하는 건 아니지만 무의미한 희생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모두 이곳에 남아서 현문과의 전투를 벌이자고 고집했다. “죽으러 가겠다는 자들에게 아무리 좋은 말로 타일러도 소용이 없어요. 연서 씨, 우린 이만 갑시다.” 이천후는 전투에 집착하는 이들 앞에서 세상에 자기 혼자 정신을 차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육연서는 꿈쩍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남아 있는 한 그녀 혼자 떠날 순 없었다. “이천후 씨는 가요. 나... 난 싸워야겠어요.” 육연서는 눈을 살며시 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연서 씨가 죽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어요.” 이천후는 단숨에 그녀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흰 손목을 잡아채더니 아무 말도 없이 끌고 갔다. “이천후 씨, 지금 뭐하는...” 육연서는 깜짝 놀랐다. 수많은 눈길이 자신들에게 집중된 상황에서 그가 이렇게 대놓고 행동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몸을 떨며 힘을 모아 이천후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이천후가 그녀의 귓가에 아주 빠른 속도로 속삭였다. “만약 연서 씨가 조금이라도 버둥거리면 우리가 보옥 침대 위에서 했었던 일을 다 말해버릴 거예요. 세세한 부분까지 말이죠.” 그 말에 육연서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그녀의 얼굴은 분노와 수치심으로 붉게 물들었다. “이런... 비열한 놈!” 육연서는 이천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녀는 이천후의 혀를 잘라버리고 싶을 만큼 분노했지만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천음각과 청운파의 제자들 모두가 얼어붙은 듯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봤다. ‘세상에, 저 이천후라는 놈이 감히 육 성녀님의 손을 잡다니?’ 육연서는 피부가 비단처럼 매끄럽고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여성이었고 문파의 성녀로서 누구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