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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장

‘불여우 독!’ 이천후는 오태룡이 말했던 독의 이름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무리 독왕경을 뒤져봐도 불여우 독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 독왕경에 없다는 건 이 독이 자연산이 아니라 왕하봉이 직접 조제한 것이란 뜻이었다. “날... 죽여줘요. 제발... 부탁이에요...” 진선아는 지금 그야말로 극도의 수치심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하늘 아래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자부심을 가진 천상계의 여인이었다. 그런데 이런 끔찍한 상황에 처하다니, 그녀는 차마 이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없었고 더더욱 눈앞의 낯선 남자가 자신을 침범하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진선아는 멍한 상태에서도 죽음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녀가 반복적으로 죽여달라고 애원하자 이천후는 칼을 들어 올려 그녀의 목에 가까이 댔다. 그 순간 진선아의 얼굴이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움 속에 짙은 슬픔이 깃들어 있었고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이천후는 칼을 든 손을 멈추고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진선아는 놀란 눈으로 이천후를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히는 순간 전기가 통하는 듯한 강렬한 감각이 번져나갔다. 두 사람 모두 그 감각에 잠식되어 갔다. 하지만 이천후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몸을 돌려 이곳을 떠나려 했다. 그는 독의 고통으로 거의 미칠 지경이었지만 짐승 같은 행동을 저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이천후는 본인이 특별히 고결한 사람도 아니고 윤리 도덕에 목숨 거는 군자도 아니라고 여겼다. 만약 그녀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었다면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그러나 진선아는 자신의 정조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처럼 보였고 이천후도 그녀의 뜻을 꺾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그가 막 일어나려던 찰나 손목이 갑작스럽게 잡혔다. 놀란 이천후는 고개를 숙여 보았다. 그의 손목을 잡고 있는 것은 진선아의 손이었다. 매끄럽고 흰 손가락이 눈에 띄었다. 이천후는 고개를 돌려 다시 진선아를 보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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