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1장
이천후의 두 눈은 차가운 살기를 띠었다. 그는 손에 들린 과일칼로 힘껏 오태룡의 심장을 찔렀다.
그 순간 방 한쪽 구석에서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천후는 동작을 멈추고 시선을 진선아 쪽으로 돌렸다.
그녀를 보는 순간 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곧이어 이천후는 머리가 멍해졌고 몸속에서 마치 화염이 터져 나오는 듯한 강렬한 감각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코를 찡긋이며 방 안을 채운 낯선 연기를 맡더니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젠장, 독연이었어!”
이천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이제야 상황을 깨달았다.
저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그렇게 높은 무공을 가졌음에도 벽에 기대어 꼼짝 못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독연 때문이었다.
그의 시선은 진선아의 몸에 고정되었다. 그녀는 하얀 속옷 차림으로 벽에 기대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으며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무언가를 간신히 참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눈빛은 흐릿하고 마치 반쯤 취한 사람 같았다. 그 모습은 묘하게 관능적이었다.
진선아는 비틀거리더니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천후는 그녀를 보자 본능적으로 마음이 흔들렸고 온몸에서 참을 수 없는 열기가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이 독이 평범한 독이 아니구나.’
그는 재빨리 자신의 진원을 이용해 독을 몸 밖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 약물은 매우 독특했다.
이천후는 심호흡하며 다시 정신을 다잡았다. 그는 자신의 무공 중 하나인 오방신침을 떠올렸다. 오방신침 중 주작침은 해독에 특화되어 있었고 설령 주작침이 실패해도 현무침으로 독성을 일단 봉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침법을 펼치기도 전에 방 안을 떠돌던 오귀가 다시 그를 덮쳤다. 이것들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그의 몸과 정신을 동시에 교란시켰고 환각마저 일으켰다.
“이 지독한 것들, 끝이 없군...”
이천후는 이를 악물고 다시 기를 끌어올려 오귀를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불여우 독의 독효가 다시 발현되면서 그의 눈은 새빨갛게 물들어갔고 의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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