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1장
이천후는 자신의 신식을 통해 남궁 가문의 부녀를 감지했지만 그들과 특별히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인사하지 않고 육재찬을 처리한 뒤 곧장 자리를 떠났다.
그저 예전에 은둔 무학궁에서 잠깐 마주친 적이 있을 뿐이다. 그때 이천후는 변장을 하고 ‘이착’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남궁 연희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단 하나, 그녀의 길고 매끈한 다리였다. 그건 확실히 눈길을 끌었다.
이천후는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들어섰을 때 임수란이 문가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눈빛엔 걱정이 서려 있었다.
이천후는 그녀를 힐끔 보고는 말없이 왕하봉의 시체가 있던 자리로 다가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자리엔 시체 대신 한 줌의 재만 남아 있었다. 왕하봉의 시체는 자연유화에 의해 완전히 타버렸던 것이다.
그 잿더미 위엔 붉은색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다. 언뜻 보면 장미처럼 보였지만 일반 장미보다 크기가 조금 작았다.
꽃잎은 불처럼 붉고 윤기가 흐르며 신비로운 광채가 번뜩였다.
‘부몽화!’
만독종의 독물 순위에서 상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희귀한 독물이었다. 이 꽃은 활성화되면 이상한 향기를 뿜어낸다.
그 향을 맡으면 꿈속으로 빠져들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환각에 사로잡히게 되며 결국 환락 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죽음에 이른다.
그 독을 푸는 유일한 방법은 신식을 사용해 중독된 이의 환각을 깨트리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환각에 빠지면 사실상 해결책이 없는 독물로 악명이 높았다.
이천후는 부몽화를 손에 들었다. 이 정도면 은둔 문파에서도 최상급 법보로 꼽힐 만한 물건이었다.
다만 이천후에게는 크게 쓸모가 없었기에 그는 이 부몽화를 임수란에게 줄 생각을 했다. 이것은 공격과 방어 모두 가능한 법보이기 때문에 자신을 도운 것에 대한 보답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부몽화는 장미꽃 모양의 아름다운 형태로 뒷면에는 손가락에 끼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어 장신구로도 사용 가능했다.
그러나 외눈 얼음두꺼비는 너무 음습한 기운을 뿜어내는 물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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