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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장

박경혜는 흰옷을 입은 남자가 이천후를 들여보내려 하자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윤종민, 정신 차려! 너 완전 미쳤구나. 넌 연태준 선생님의 제자면서 저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걸 모르겠어?” “이천후는 그냥 내 후배가 속세에서 사귄 친구일 뿐이야. 의술이라곤 아무것도 몰라!” “나를 믿는 게 훨씬 나아. 내 귀무침법은 아주 뛰어나니까 유영 아가씨의 다리를 고칠 수 있을지도 몰라.” “만약 저 사람에게 치료를 맡기면 유영 아가씨를 해치게 될 거야. 절대로 허락해선 안 돼.” 박경혜는 이천후의 정체를 폭로하려는 듯 말하면서 단호하게 외쳤다. “이천후, 내가 여기 서 있는 한 너 같은 사기꾼에게 속을 사람은 없을 거야.” “유영 아가씨에게 해를 끼친다면 내 칼에 죽는다고 생각해!” 이천후는 박경혜가 매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위협하자 약간 화가 치밀었지만 심은주 때문에 참고 넘어갔다. 대신 흰옷을 입은 청년에게 말했다. “저는 사상신침을 쓸 줄 압니다. 제가 유영 아가씨의 다리를 고칠 수 있어요.” “뭐요? 사... 사상신침을 쓸 줄 안다고요?” 윤종민이라는 청년은 그 말을 듣자 온몸이 떨리며 놀란 얼굴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사상신침은 무슨 얼어 죽을... 윤종민, 제발 저 사기꾼한테 속지 마!” 박경혜는 성큼성큼 걸어가 이천후를 밀쳐냈다. 그리고 뒷마당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연태준 대사님, 어서 나오세요! 여기 사기꾼이 활개 치고 있습니다!” “윤종민이 속았어요! 어서 안 나오시면 대사님 손녀분 목숨이 위태로워요!” 박경혜는 목청껏 외쳐 대며 연태준을 불러내려 했지만 뒷마당은 조용하기만 했다. “입 다물어요! 왜 그렇게 소리치고 난리예요?” 윤종민은 박경혜를 쏘아보며 말하고는 흥분한 표정으로 다시 이천후를 보았다. “형님, 정말 사상신침을 쓸 줄 안다면 유영 아가씨의 다리를 고칠 수 있을 거예요.” “대체 무슨 다리를 고쳐?” 박경혜는 다시 큰소리로 외쳤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연태준을 찾아가는 것인 만큼 일이 틀어지면 돌아가서 벌을 받게 될 것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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