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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장

“선배님...” 심은주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천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다. “입 닥쳐. 이렇게 뻔한 거짓말을 믿다니, 넌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박경혜는 차갑게 심은주를 쏘아보았다. 이천후는 한숨을 쉬었다. “이봐요, 난 거짓말한 게 아니에요. 은주 씨에게도 어떤 나쁜 의도는 없고요. 저는 정말로 사상신침을 쓸 줄 알아요.” “하하하! 네가 만 년 전에 살았다면 모를까. 그게 가능할 거 같아?” 박경혜는 마치 사기꾼을 보는 듯한 눈초리로 이천후를 노려봤다. 박경혜는 이천후가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심은주의 손을 끌었다. “가자. 이 녀석은 사기꾼이야. 내가 한눈에 알아봤어.” “전 이 선생님과 함께 가겠다고 약속했어요. 약속은 어기고 싶지 않아요.” 심은주는 고집을 부렸다. “닥쳐! 또 말대꾸하면 바로 널 문파로 데려가서 10년간 속세와 인연을 끊도록 만들 거야!” 박경혜는 냉정하게 말했다. 심은주는 너무 난감해서 입을 내민 채 미안하다는 눈길을 이천후에게 던지고는 어쩔 수 없이 선배를 따라갔다. “어이, 같이 가기로 했으면서 나만 두고 가는 게 어디 있어요?” 이천후는 급히 따라갔다. 쓱. 그러자 박경혜는 오른손을 내저어 긴 칼을 뽑아 들고는 이천후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계속 따라오면 지금 당장 네 이 사기꾼을 손봐주겠어!” 이천후는 박경혜가 자신을 사기꾼이라며 끝없이 몰아붙이고 이제는 칼까지 꺼내 위협하는 것에 불쾌함이 치밀었다. 당장이라도 이 오만하고 융통성 없는 여인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지만 한편으로 심은주가 미안해하며 계속 눈짓을 보내는 모습에 마음을 가라앉혔다. ‘뭐 어때. 같이 못 가게 해도 내가 알아서 찾아가면 되지.’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천후는 미소를 지었다. ‘과연 나 없이 너희가 연태준을 만날 수 있을까?’ 그 후 이천후는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한 시간 넘게 걸려 서경 의원에 도착했다. 그곳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넓은 정원이 있는 한옥이었다. 앞쪽은 의원이고 뒤쪽은 마당과 연결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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