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1장

반면에 이천후는 그들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도살장에 내몰린 양들을 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이었다. 그때 부각주 주성철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 “이천후 저놈은 너무 강해! 다들 함께 덤벼서 저놈을 처치해!” 천무각의 4대 장로와 5대 호법, 10대 제자까지 모두가 이천후를 둘러싸며 돌진해왔다. 그러자 홀 안이 흔들리더니 고수들의 발걸음이 바닥을 박살냈다. 각자의 공격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지녔으니 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대사님, 조심하세요! 안 되겠다 싶으실 때는 천천히 물러나시면서 싸우세요.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요!” 유정철은 이 상황을 보고 머리가 쭈뼛 서서 이천후에게 재빨리 말했다. 하지만 이천후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은 채 유정철 부녀를 지켜주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일말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쿵. 이천후가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으며 강하게 발을 구르자 그의 발밑의 돌들이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한 걸음에 그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세가 터져 나왔다. 이천후는 온몸이 기운으로 팽창해 근육이 불끈거렸고 피가 울컥거리는 소리가 마치 천둥처럼 울렸다. 그러자 기운이 거칠게 휘몰아치며 압도적인 기세가 홀 안을 가득 채웠다. 천무각의 수십 명의 강자들은 가슴이 짓눌리는 듯한 무서운 압박감을 느꼈다. 이천후는 굽은 자세로 기운을 모아 한 발 더 내딛었다. 그는 고대의 거대한 쇠뇌에서 발사된 화살처럼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고 마치 두 손으로 푸른 하늘을 단숨에 찢어버릴 듯한 기세였다. 그 순간 부각주 주성철과 한 장로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줄이 끊긴 연처럼 날아가 버렸다.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들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즉사했다. 이천후는 멈추지 않고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며 다음 공격으로 이어갔다. 그의 손톱이 빠른 속도로 상대의 목을 가르자 피가 퍼져 나왔다. 그는 차가운 광기와 원시